인도양의 흑진주, 탄자니아 잔지바

작성자
K-Move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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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70

장려상 / 해외창업


 


인도양의 흑진주, 탄자니아 잔지바


 


 


 


유하연 [탄자니아 / 클럽잔지바 대표]


 


 


 


 


지구 반대편 탄자니아, 잔지바(Zanzibar). 새벽 4시, 매일 집 근처 모스크(이슬람교 예배당)에서 나오는 아잔 소리(하루 다섯 번 기도시간을 알리는 것)에 잠이 깬다. 꿈속의 나는 한국에 있지만, 현실의 나는 지금 지구 반대편 잔지바에 있다. 나는 지난겨울부터 인도양의 작은 섬 잔지바에서 살고 있다. 세계 어느 곳 한국 사람이 없는 곳이 없지만, 여기는 거주하는 한국인은 40명조차 되지 않는,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이다. 나는 여기 잔지바에서 ‘클럽잔지바’라는 업체를 창업해 스쿠버다이빙, 게스트하우스, 여행사 업무를 하고 있다.


책으로 배우기엔 너무 부족했던 정보


2007년, 설레는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그 설렘이 익숙함으로 바뀌고 지루함이 되었을 때, 나는 아프리카 케냐 봉사활동을 떠났다. 대학교 때 나의 전공은 아프리카학이었다. 전공을 생소한 아프리카학으로 선택했을 만큼 새로운 영역에 대한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아프리카에 관련된 책이나 자료도 적었고 있다고 하더라도 너무 오래된 것들이라 현재의 아프리카를 알기에는 부족했다. 책으로만 배우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절실히 느껴 직접 가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케냐에서 지내는 동안 고아원에서 24시간 내내 현지인들과 생활하며 여러 나라에서 온 봉사자들과 함께 일을 했다. 그곳에서 나는 세계를 향해 꿈꾸는 젊은이들을 보았다. 나는 항상 한국에서만의 생활을 꿈꿔왔었고, 다른 지역에서 살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는데, 머릿속에서 뭔가 와장창 깨지는 느낌이었다. 그 시간들은 내 진로에 대한 범위가 더 커지고 내가 더 발전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는 시간들이었다.


아프리카에서 보낸 3개월이 쉬웠던 건 아니다. 현지인과 함께 생활하고 같은 음식을 먹고 살았기에 몸도 약해져서 말라리아를 3번이나 걸리고 설사병까지 더해져서 몸은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내게는 행복하고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래서 항상 다시 아프리카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으로 배우기엔 너무 부족했던 정보


한국으로 돌아오고 다음 학기에 복학했다. 케냐에서 현지인들과 생활하며 그들의 삶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그곳에서 전문적인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에 학교에서 교환학생을 선발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더 다행이었던 것은 케냐에서 봉사활동했던 경험이 면접 때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나는 전액장학금을 받고 교환학생 자격으로 탄자니아 다레살람(Dar es salaam)에 있는 다레살람 대학교로 가게 되었다. 기대되는 두 번째 아프리카행이 시작된 것이다.


교환학생 시절은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준 시기였다. 처음 케냐에 갔을 때는 모든 것이 처음이어서 적응시간이 꽤 걸렸는데, 교환학생을 다시 왔을 때는 그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모든 것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항상 생활이 즐거웠다. 그곳에서 나는 전국 대학에 배포되는 대학신문 해외통신원으로 활동했다. 한국에 있는 다른 학생들을 위해 항상 기사거리를 찾고 알리고 싶은 것들을 찾아다니며 더 고민하게 된 것이 그 시절을 보람차게 보낸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생각한다.


 


책으로 배우기엔 너무 부족했던 정보


한국에 돌아와 대학을 졸업할 때쯤, 나는 또 다시 탄자니아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제는 그 곳에서 일을 하고 정착을 해야겠다고 결정했다. 나는 여행사를 운영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아프리카 몇 개국을 여행하면서 아프리카의 또 다른 모습에 놀란 적이 많았다. 정말 한국의 도시보다 더 세련된 곳도 있었고,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보여주고 싶은 멋진 장면도 많았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아프리카 여행을 추천해보았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보고 싶지만 무서워서 못 가겠다”고 했다. 결국 내가 사람들이 마음 놓고 올 수 있게 미리 가서 길을 안내해줘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직 여행사 실무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일을 배워야 할 필요를 느꼈다. 그래서 먼저 간 곳이 이집트였다. 다행히 이집트 여행 관련 업체에서 1년간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그 뒤로 잔지바로 와 창업준비를 했다.


탄자니아는 연합국이다. 옛날에는 탕가니카(육지)와 잔지바(섬)으로 나눠져 있었는데, 지금은 비자문제, 군사문제 등을 공유하고 있다. 단 사업, 세금과 같은 부분은 같은 나라지만 육지와 달랐다. 잔지바에서 사업을 시작한 한국사람도 없었고 외국인 자체가 사업을 하기 힘든 곳이라서 처음부터 많은 난관에 부딪쳤다. 처음 봉사활동 왔을 때 나는 단체에 소속된 상태였고, 두 번째는 학교에 소속되어 있었지만, 이번엔 아무 소속도 없이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두려움이었다. 그래도 내가 원하고 결정해서 온 것이기 때문에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책으로 배우기엔 너무 부족했던 정보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은 발품을 파는 일이었다. 인터넷을 찾는다고 해서 정보가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각각의 정부기관과 변호사 등 내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들은 다 찾아 다녀야 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부분은 행정적 절차가 너무 늦다는 점이었다. 서류를 다 준비해서 내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모든 것을 인내의 마음을 가지고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복잡한 행정절차를 끝내고 내가 하고 싶은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내 앞에는 험한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었고 혼자서 꿋꿋이 그 길을 헤쳐나가야 했다. 해외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곁을 지켜주던 친구도, 가족도 없고 객지에서 외로움도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면서 당연시 했던 모든 것들이 다 바뀌기도 한다. 물론 현지의 시장상황이나 비전도 매우 중요하지만 자신이 그 상황을 견뎌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매우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힘들어 그곳에서 살지 못하게 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현지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아프리카를 처음 방문했던 2007년 이후로 6년이 지났고, 이제 아프리카는 내 제2의 모국이 되었다. 아직은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려움도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잔지바 여행의 가장 중요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꿈을 찾아간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난 행복하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Profile


유하연은 아프리카라는 미지의 세계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며 창업의 꿈을 키웠다. 자원봉사자와 교환학생의 신분으로 두 차례 아프리카를 다녀온 경험은 그가 꿈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그는 해외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미리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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