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지상천국 뉴질랜드에서 날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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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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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 해외취업


지상천국 뉴질랜드에서 날아라


 


 


 


이진아 [뉴질랜드 | 미용사]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실업계보다는 인문계를 선호하고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안정된 직장을 갖는 정해진 패턴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 때문에 한국에서 대학에 입학하고 좋은 회사에 취직을 하는 것은 정말이지 하늘의 별따기다. 하지만 나는 이런 수순을 완전히 뒤집어서 생각했다. 내가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한국에서 박대를 받는다면 나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기를 원했다. 그래서 뉴질랜드행을 결심했다.


 


 


 


두뇌보다 기술이 가치 있는 사회


 


 


나는 열여섯 살 때 미용에 입문하였고 실업계 고등학교 3, 대학교 4년 동안 미용과 에서 공부했다. 그리고 강남의 유명한 미용실에서 4년 동안 일했다. 많은 연예인들을 보았고 다양한 매체와 작업했다. 미용으로 성공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많은 미용인들이 강남으로 몰려든다. 나 역시 같은 꿈을 가지고 강남에 입성했다. 하지만 현저히 낮은 임금과 과도한 근무시간, 복지 제도 혜택 같은 건 전혀 없었다. 주변에선 유명인과 일한다며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그들을 위해 일한다 해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나는 유명세보다는 스스로의 행복을 찾고 싶었다. 그러던 중 뉴질랜드라는 나라를 알게 되었다.


나는 뉴질랜드에서 취업하기 위해 인터넷에 존재하는 거의 대부분의 해외 취업 사이트를 뒤졌다. 막연하게 가고 싶은 게 아니라 정착한다는 각오로 뉴질랜드에 관련된 서적이라면 문화, 여행, 에세이, 장르를 불문하고 읽었다. 뉴질랜드는 남반구에 위치한 국가로 복지면에서도 우수하고 따뜻한 기후와 친절한 국민성, 안전한 치안 등 나에게는 참 매력적이고 천국 같은 나라였다. 하지만 일자리 수요가 많지 않은 나라라 일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운전 중에 라디오를 듣다 K-Move라는 걸 알게 됐다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라 연락하셨다. 정말 운 좋게 K-Move 스쿨에 딱 한개의 뉴질랜드 관련 프로그램이 올라와 있었는데, 그게 미용과 관련된 과정이었다. 게다가 국비 지원이 가능해 금전적 여유가 없던 내게 더욱 매력적이었다. 또한 이 과정을 수료한 뒤 취업에 성공하면 취업장려금이 지급된다는 사실은 마른하늘에 단비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올봄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신청했다. 영어도 서툴고 절차도 몰랐지만 블로그에 올라온 내용과 더듬더듬 비교해 가며 비자를 신청했다. 비자가 나오고 초기 정착 자금을 모으기 위해 출국 전날 자정까지 일했다. 그리고 올 7, 중국 상하이를 거쳐 16시간 만에 뉴질랜드에 입국했다.


뉴질랜드에 와서 보니 이곳은 기술직에 열려 있는 나라였다. 뉴질랜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인구가 많지 않은 편이라 사람이 귀하고, 때문에 자연히 기술직이 대우받을 수밖에 없는 나라이다. 한국과 완전히 반대다. 만약 뉴질랜드행을 준비 중이라면 똑똑한 두뇌보다 요리든 자동차 정비 기술이든 목공업이든 손발을 이용해 일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 게 유리하다. 일한 만큼 대가를 받는 것이 가능하고 세금을 내면 혜택 또한 많다. 재능이나 기술이 있다면 과감히 뉴질랜드에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지 않고 뉴질랜드에 왔다. 배운 영어라곤 고등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가르치는 영어와 대학 때 교양 수업으로 들은 게 다였다. 거의 뭐, 초짜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오기 전에 쉬운 문법책을 보며 가볍게 시작했다. 그리고 K-Move 프로그램을 통해 랭귀지스쿨을 다녔다. 지금도 많이 서툴지만 나는 공부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친해진다고 생각하며 어린아이가 말을 배우는 것처럼 영어를 익히고 있다. 앞으로도 한참을 공부해야 하기에 기왕 하는 거 재미있게 하고 싶어서 드라마나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며 공부하기도 한다. 요즘 유행하는 팝송을 따라 부르며 발음도 익히고 슬랭이나 일상에서 자주 쓰는 표현도 익힌다. 여기에서 키위(뉴질랜드인) 남자 친구를 만나게 됐는데 남자 친구를 통해 뉴질랜드의 문화와 다양한 사고방식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도 많이 부족하고 가끔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지만 키위들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성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친절하게 기다려 주고 알려 주려고 노력한다. 영어가 당장 급하고 필요한 것은 맞지만 그것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조급해하다 보면 언젠가는 지쳐버리기 때문에 조금 늦더라도 재미있게 천천히 배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학교 과업에 소홀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나 복습, 간단하게 하는 예습 등은 효율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해 주고 빨리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뉴질랜드가 유럽의 문화를 갖고 있어 개방적이라고는 하나 일에선 상당히 보수적인 면도 많다. 근무시간과 임금이 정확하고 아르바이트를 위한 이력서 한 장을 써도 정성을 들여야 취업률이 높아진다. 특히 키위들은 사람의 정성이나 진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는 오클랜드에 있는 미용실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이력서를 작성해야 했다. 어떤 양식으로 쓸지 몰라 고민하다가 학교에서 공부했던 자료를 찾아 수정하고, 내 이력에 접목시켰다. 또 선생님과 남자 친구 등 주변 사람에게 이력서에 문제가 없는지 검토해 줄 것을 부탁했다. 다들 흔쾌히 도와준 덕분에 완벽하게 작성해서 제출할 수 있었다. 스카우트 제의를 한 원장님은 나에게 많은 기회를 줄 것을 약속했고 나는 랭귀지스쿨이 종료되면 정식으로 근무하게 될 예정이다. 앞으로 나의 목표는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끝나기 전, 취업 비자를 받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모든 일을 정리하고 온 만큼 가능하면 영주권을 받고 싶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일에 매진하고 싶다.


만약 해외로 나가고 싶은데 망설이고 있다면 나는 과감하게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상상하는 공포는 막상 겪게 되면 생각만큼 크지 않다. 나는 뉴질랜드에 온 이후로 정말이지 이곳에서 평생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온 지 정말 얼마 안됐 고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지만 그 짧은 몇 달 동안 내가 본 것은 너무나 컸고, 한국에서는 절대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웠다. 그래서 왜 사람들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외국에 나가려고 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나의 글이 도전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의 행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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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탈퇴) (2017-04-25)
저도 뉴질랜드에서 같은 직종으로 일을 하고 싶어서 홰외취업관련 연락할 방법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