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내가 직접 해보고 내가 직접 깨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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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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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 해외인턴


내가 직접 해보고 내가 직접 깨닫기


 


 


 


허혜민 [카자흐스탄 | KOTRA 해외 인턴]


 


 


남들보다 열심히 대학 생활을 해 왔다고 자부했지만, 막상 무엇을 위해 열심히 해 왔고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고 싶은지 생각하면 도저히 감이 오지 않았다. KOTRA 해외 인턴 파견 프로그램을 발견한 건 바로 그런 생각으로 고민하던 때였다. 러시아어 전공자로서 카자흐스탄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매력적이었으며, 여러 중소업체의 수출 업무를 지원하는 KOTRA에서 일하며 귀동냥이라도 해볼까 하는 마음에 지원하게 되었던 것이다.


 


 


 


카자흐스탄? 처음 들어 보는데?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5개국 중 가장 발전된 나라로 1,703만 명의 인구와 131개의 다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계 9위의 영토를 보유한 영토 대국으로서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에 나와 있는 모든 자원을 가지고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경제 발전 속도도 빨라 앞으로 시장 잠재력이 무한한 나라라 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KOTRA 무역관은 본사 직원 2, 현지 직원 5, 인턴 2명 총 9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소규모의 무역관이지만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두 나라를 관할하고 있는 중요한 무역관이다.


2013725일 카자흐스탄에 도착하여 7월 말부터 인턴으로서 일을 시작했다. 인수인계를 받았지만 처음에는 이 많은 업무들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 막막했고, 일의 큰 틀이 잡히지 않아 적혀 있는 매뉴얼대로 일을 해 나가기 급급했다. 하지만 8월이 되고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일에 익숙해졌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오자마자 짧은 기간 내에 집을 구하고, 인수인계를 받아야 해서 정신없고 힘든 상황이었지만, 돌아보면 해외에서 집을 구하고 자취했다는 사실만으로 내가 대견스럽다.


 


 


 


한 달, 두 달 시간이 흐르고


 


 


내가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한 건 8월이다. 모든 것이 생소한 상황에서 마감이 1주일도 채 안 남은 일들을 하기도 했고, 매달 KOTRA 사업에 참여했던 모든 업체에 보내는 경제 동향도 작성해야 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자연스레 카자흐스탄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9월 초엔 이스탄불 한국 상품전에 참여하는 카자흐스탄 바이어를 관리하며 상담을 주선하였다. 처음하는 일이라 손이 덜덜 떨릴 지경이었지만 한국 업체의 수출 활동을 돕고 있다는 책임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9월이 되어서는 본격적으로 무역 사절단 행사를 위한 준비가 시작되었다. 사절단을 위한 경제 개황과 체류 정보를 미리 송부하였고, 사절단 참가 업체를 위한 책자, 테이블 표, 이름표, 상담 실적 표 등을 준비하였다. 924일부터 26일까지 열린 3일간의 무역 사절단 행사는 잘 마무리되었고, 업체 대표자 분들께서 돌아가시면서 고맙다고 말씀해 주셨던 것이 인상 깊게 남아 있다.


업무에는 주기적으로 정해진 일도 있지만, 그때그때 본사에서 내려오는 일도 있었다. 기업과 해외 취업 인력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던 일도 갑작스럽게 하게 된 일이었다. 해외에서 활동 중인 기업과 인력들의 애로 사항을 파악하여 KOTRA에서 어떤 지원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는 설문 조사로, 우편을 통해서는 회신이 잘되지 않기 때문에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한국 기업 전체에 2주간에 걸쳐 전화를 걸어야만 했다. 처음에는 일하기도 바쁜 상황에서 전화로 긴 설문 조사를 하는 것을 번거로워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설문 조사의 의미를 잘 설명한 이후에는 설문 문항을 벗어나더라도 애로 사항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카자흐스탄에서 벌어지는 기업 활동과 취업 활동의 표면이 아니라 그 내부의 어려움을 알게 되었고, 내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앞으로 남은 인턴 기간을 보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3분기가 끝나감에 따라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에 대한 국가 정보를 작성하고, 무역관 정산을 하며 업무를 마무리했다. 10~11월에는 무역사절단 행사와 함께 집중적으로 SNS를 관리했다. 알마티 무역관 네이버 카페와 본사 페이스북, 콘텐츠 송부, 알마티 무역관 페이스북을 통해 무역관 사업을 알렸고 카자흐스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힘썼다. 카자흐스탄과 알마티 무역관을 알리기 위해 카자흐스탄 곳곳을 직접 다니며 사진을 찍고, 현지 신문을 꼼꼼히 챙겨 읽으며 어떤 유용한 정보를 알릴 수 있을까 생각했다.


12월에는 1년간의 알마티 무역관 사업을 마무리 짓고 연말 실적 인정을 위해 분주한 한 달이 되었다. 하반기에 열렸던 전시회들의 현장 내용 정리를 위해 틈틈이 주변 전시회장을 방문하여 사진을 찍고 기록했다. 이 중 <2013 카자흐스탄 국제 식품 전시회>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이례적으로 한국관이 설치되어 많은 한국 업체들이 참가하여 현지 기업과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맛도 좋고 다양하며 건강도 챙길 수 있는 한국 차에 놀라움과 기쁨을 표하는 현지인들의 반응을 보며 나 또한 뿌듯해졌다.


12월에는 비자 연장을 위해 무비자 국가인 키르기스스탄에 출장을 다녀왔다. 키르기스스탄 또한 알마티 무역관 관할 지역이지만, 카자흐스탄만큼의 정보가 공개되어 있지 않고, 거리상의 문제도 있어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비자 연장과 함께 키르기스스탄의 유통망을 직접 탐방하는 기회로 삼기로 했다. 수도 비슈케크의 주요 관광지, 대형 쇼핑몰, 소매 유통망 등을 살펴보며 키르기스스탄만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값진 경험을 많은 학생들과 나누고 싶다


 


 


해외 인턴을 떠나기 전, 나는 막연하게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고, 어떤 산업군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직무의 일을 하고 싶은지 나 자신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해외 인턴은 앞으로의 취업 활동에 큰 방향타가 되었다. 해외 인턴 경험은 토익이나 자격증보다 구직에 큰 힘이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회사 생활, 나아가 내 인생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학생으로서의 외국 방문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으로서 지내는 외국 생활은 학생의 한계를 넘어 더 넓은 시야를 갖게 했다. 한국에서 해외 인턴 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고민을 하고 있는 대학생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떠나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한국에 돌아온 지 벌써 9개월이 넘었지만, 짧은 기간 안에 많은 지식을 쌓고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에 지금도 큰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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