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프트웨어의 심장 Microsoft Research로 뛰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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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의 심장 Microsoft Research로 뛰어들다
박기웅 [미국 | Microsoft Research 인턴]
2009년 2월 중국 북경의 Microsoft Research Asia에서 10개월간 연구 인턴을 마치고 돌아와 한국의 대학원 연구실에 적응할 때쯤, 미국의 Microsoft Research에서 인터뷰 요청 메일이 왔다. 하지만 나는 엄연히 소속된 랩과 지도 교수님이 있었고 결혼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아 열 달 동안 자리를 비우기 쉽지 않았다. 동료들과 아내의 이해와 든든한 후원이 아니었다면 세계 최고의 연구소를 경험해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인턴십 프로그램은 국가 지원 프로그램이라 정부에서 항공비, 보험, 체재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었고 Microsoft에서도 렌터카, 숙박 및 복지에 대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었다.
무리? 아니야, 나는 할 수 있어
Microsoft Research에서의 첫날 모든 것이 낯설었다. 주위에는 신장이 큰 백인들밖에 없었으며, 기후, 분위기 모든 것이 낯설었다. 첫날 NEO(Mew Employee Orientation)를 받으며 이곳에서의 업무와 생활에 대해 잠시나마 배울 수 있었고, 그 후에는 나의 멘토가 될 Thomas와 Ranveer와 만나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약 네 시간의 회의 끝에 내가 수행해야 할 연구 방향과 목표가 명확해졌다. 이곳에 머무르는 동안, 한 개의 명확한 개발 업무와 다른 또 하나의 연구 계획을 세웠다. 두 가지 모두 쉬워 보이지 않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두 업무 중 내가 할당받은 개발 업무는 Microsoft 내부에서도 매우 각광을 받는 중요한 프로젝트라 책임감도 느껴졌다. 또한 개발 업무를 최대한 빨리 끝내면 더욱 연구에 집중할 수 있었기에 서둘러 업무 파악에 들어가야 했다.
나는 회의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내게 주어진 목표를 향해 달려갔다. 또한 일주일에 두 번은 매니저와 함께 연구 및 개발에 대한 미팅 일정이 잡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오기가 어디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네이티브 미국인에 비해서 말을 잘 하지도 못하고, 내 주변에는 미국의 최상위권 대학의 박사과정 학생들밖에 없었는데도 그들과 경쟁해서 이기려면 내가 잘한다고 자신하는 내 전공 분야의 실력을 맘껏 뽐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출근한 첫날부터 열심히 업무 파악 및 시스템 설계에 들어갔다. 나의 멘토, 매니저와 첫 미팅이 있는 날, 나는 진행 상황을 보고하기 전에 이틀 동안 개발한 나의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내가 두 달 동안 개발할 시스템을 모두 구현한 것이었다. 나의 결과물을 보여 주자마자, 나의 매니저와 멘토는 “Unbelievable!! Cool!!"을 연발하며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첫 미팅에서 나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었기에 뿌듯함을 느끼고, 남은 연구 생활에서 더 좋은 결과물을 내리라 마음을 먹었다. 예상치 못하게 일찍 일을 마칠 수 있어서 방향을 전향하여 확장성 있는, 더 선진적인 시스템으로 개선해 나가기로 하였다. 나의 매니저와 멘토도 새로운 연구 아이템을 찾을 수 있도록 많은 시간과 미팅을 할애해 주었다. 내가 6개월 동안 수행했던 아이디어 미팅은 총 53번. 거의 매일매일 아이디어 미팅과 진행 상호아에 대해 논의해 볼 수 있었고, 처음에는 두렵고 긴장되던 미팅이 나의 성과를 맘껏 뽐내고 새로운 연구에 대해 논의해 볼 수 있는 무척이나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Microsoft Research에서의 6개월은 정말 쏜살같이 지나갔고, 주위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 그리고 매니저와 멘토의 소중한 조언과 지도로 내게 주어진 모든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었다. 특히 Microsoft Research에서의 마지막 날에는 그곳에 있는 연 구원들을 상대로 내가 그동안 개발했던 결과물에 대한 데모 시연과 발표의 기회가 주어졌다. 나는 연구 결과를 정리하며 비록 크기는 작은 나라지만 열정 하나만큼은 최고 인 나라, 한국에서 왔다는 말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미국 유명 대학 출신이 대부분인 그곳에 한국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턴이 끝난 후에도, 한국으로 돌아와 그들과 논문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고, 네트워크 분야 및 모바일 분야에서 각각 최고의 학회 인 Sigcomm과 MobiSys에 논문 두 편을 제출했다. Microsoft Research에서의 마지막 날 멘토, 매니저와 같이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들은 이곳 생활이 어땠냐고 물었고, 나는 내 생애에서 신혼여행 다음으로 최고였다고 대답했다. 그들은 나를 기분 좋게 해주려 그랬는지 몰라도 MIT, 버클리 등 세계 최고의 박사과정 학생들이 이곳으로 와 우리와 같이 일을 했지만 내가 단연 최고였다고 말해 주었다. 내가 미국 어디를 가든지 최선을 다해 추천해 주겠다는 말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한국에 들어와 나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현재는 대전대학교 교수로 자리를 잡고 있다. 미국에서 만났던 동료 연구원, 멘토, 매니저와는 지금도 계속 연락하고 있다. 특히 나의 멘토는 없는 시간을 쪼개면서까지 현재 내가 수행하고 있는 연구의 동반자 이자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내가 이렇게 소중한 경험을 가질 수 있던 이유는 나의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조언, 응원 그리고 격려, 해외 진출을 꿈꾸는 학생을 지원하는 여러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있었기에, 처음 해외 인턴십에 참여할 수 있었고,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미국 소프트웨어의 심장 Microsoft Research로 뛰어들 수 있었으니 말이다. 지금까지는 여러 곳에서 소중한 격려와 도움을 받았으니, 이제는 베풀 차례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후학을 양성하는 대 학 교수로서 또 다른 꿈을 지니고 있다. 꿈과 열정이 있는 후학을 사회로 진출시키며 내가 지금까지 받은 여러 소중한 도움을 하나씩 하나씩 베풀고 싶다. 마지막으로 오랜 외국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나의 지도 교수님, 연구실 동료, 사랑 하는 가족, 정부 관계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