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비전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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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 / 해외취업


비전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뤄가는 것이다.


 


 


 


김승리 [러시아 | 숭실대학교 지역특화 청년무역가 양성사업단]


 


 


자신에 맞는 일을 한다는 것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나는 대학교에서 <지역특화 청년무역가 양성사업(G-tep)>을 통해 중소기업과 바이어들을 연결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무역을 배우는 경제통상학과 학생이기도 하다. 학생으로서 정장을 입고 전시회에 참가하며 명함을 건네주는 일은 아직 어색한 게 사실이지만, K-Move 프로그램을 통해 무역 실무 일을 익힐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세계 시장이 원하는 상품 그리고 인력


해외 진출 시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시장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한다. 난 러시아와 CIS 지역을 무대로 삼고 싶었다. 온열 제품이나 미용 산업은 시장 경쟁력이 검증됐지만 아직 한국 중소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와 언어 가능자가 부족해 러시아인들의 구매 욕구를 발생시킬 만한 상품들이 아직 수입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 전공이었던 경제학보다 무역 관련 일을 통해 이익을 내보고 싶었다. 하지만 미개척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대학생의 의지는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무모해 보인다는 인상을 주기 십상이었다. 당시 많은 친구들이 내가 러시아어를 배우기 위해 노보시비르스크Novosibirsk 지역 국립학교로 가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더러는 스킨헤드나 마피아 때문에 위험하다며 극구 말리기까지 했다. 그만큼 러시아라는 나라는 아직까지 우리에게 먼 나라였다. 그러나 이것은 반대로 미개척 시장인 러시아가 지닌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했다.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기후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도전이었고, 한국에 있었다면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소수 언어라는 이유로 국제 대회 통역의 경험도 주어졌고 G-tep을 통해 러시아 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졌다.


처음으로 내가 G-tep의 요원이 되어 함께하게 된 외국 진출 기업은 차량용 거치대를 만드는 효령기업이었다. 이 회사는 스페인, 중국, 영국, 독일, 일본, 러시아 등 이미 7개 국가에 수출하는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이제 러시아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었다. 사실 러시아보다 중국이 유망한 시장이라 할 수 있었지만 중국은 기술 유출에 대한 염려가 클 뿐 아니라 이미 저렴한 중국 제품으로 시장이 포화 상태였다. 러시아 시장은 안정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겐 위험한 모험이었지만 몇조 원의 수출을 발생시킬 가능성도 충분했다. 그렇기에 해외 경험이 많지 않았던 당시 <2014 춘계 차이나홍콩 소싱페어>를 위해 비행기 표를 예매할 땐 세계시장을 무대 삼는 내 자신의 모스에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쁘기도 했다. 만약 K-Move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과 나의 비전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분명히,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지역특화 청년무역전문가 양성사업단은 산업통상자원부(MOTIE)와 한국무역협회(KITA) 산하 법인으로 24개 대학에 위치하고 있다. 이 단체가 운용되고 무역을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거래처가 있어야 하고 이 거래처의 바이어를 연결해 주어야 한다. 거래처를 찾는 과정에서 퇴짜 맞는 일이 많고, 미팅까지 가고서도 해외 전시회 계획이 없다는 김빠지는 소리를 듣는 일도 종종 있다. 또한 업체를 찾으러 갈 때마다 학생들의 해외 진출이라고 장난스럽게 보일까 봐 일부러 격식 있게 다가서려 더운 여름에도 정장을 빼입고 다닐 정도로 신경 써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활동하고 있는 숭실대 G-tep 같은 경우 학생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진실한 열정과 단장님과 조교님의 격려가 담긴 지도 아래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노력한다. 한재필 단장님의 학생들을 향한 가식 없는 신뢰는 아마추어가 전문가가 되게 하는 열정과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무역 전문가 양성 사업은 35명이 7개의 팀을 이루어 15개월 동안 이루어지게 된다. 학기 중 해외 전시회로 인해 수업을 못 듣기도 하고, 경진 대회나 논문 등으로 인해 쪽잠을 잘 때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의 결과, 무역 경험이 적은 아마추어 학생들이 성취한 것이라고는 믿기 힘든 결과들이 주어지기도 한다. 우리 학교 G-tep의 경우 수출 발생액은 3100만 달러를 넘어 24개 대학 중 1등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효령뿐 아니라 퓨쳐로봇, 피비시스템과 같이 인지도 있는 회사들이 몇 년째 MOU를 맺고 함께 수출 시장을 개척하길 원하고 있다. 아마추어들에게 이러한 기적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공동체 의식 안에서 모든 요원들이 열정과 자부심으로 하루하루 성장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내 능력이 부족하고 채워져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이 가치 있는 이유는 많은 실패 안에서도 결국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어리고 부족한 나에게 러시아나 CIS 지역 시장에 대한 질문이나 제안을 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감히 내가 이런 일을 해 나갈 수 있을까 주춤거리게 되지만 글로벌 무역가를 꿈꾸는 나에게 G-tep은 정말이지 계속해 나가고 싶은,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이자 축복이다. 이 도전을 통해 나의 러시아 경험이라는 무형 자산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무역 전반과 경제에 일조하고 싶은 바람을 꼭 이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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