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이곳은 기회의 땅

작성자
서재민
조회수
6,527

가작 / 해외취업

이곳은 기회의 땅

 

 

남승희 [아랍에미리트|신한은행 두바이지점] 

 

 

두바이는 나에게는 4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4번의 이직을 가능하게 하였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에 품고 있다가 절호의 기회가 나타나 잡았다라고 말할 수 있게 해 주는 곳이 되었다. 두바이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 필요한 구직자 수요대비 우리 취업 준비생의 공급의 수가 적기 때문에 가능 했을지는 모르나, 한국취업 시장과 비교해 보면 나의 취업성공은 조금 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루어 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나는 이렇게 해외에서의 삶과 나의 일을 즐기며 조금 천천히, 한국보다 5시간 느리게, 여유롭게 살아가고 있다. 

 

 

좌절의 연속

 


지방대, 여자, 문과생 출신인 나는 높디 높은 한국의 취업문을 쳐다도 못보고 도피 대학원의 길을 선택했었다. 대학원 졸업 후, 나는 한국 기업이 채용하기 조금 더 부담스러운 구직자, 대학원졸업, 여자 29살 문과생이 되어버렸고, 내 삶의 최고의 암흑기 29살을 보냈다. 대기업부터 중견, 중소기업 어떤 포지션도 가리지 않고, 내가 간곡히 원하는 자리이며 맡겨만 주신다면 목숨 바쳐 일하겠다라는 자세로 밤낮으로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보았지만 바라던 “축하합니다. 합격입니다!”라는 전화 혹은 이 메일은, 야속하게도, 받지 못했다. 

 

 

월드잡플러스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다

 


그렇게 살아 있는 듯 죽어 있는 듯 살아가고 있을 때, 월드잡플러스(worldjob.or.kr-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해외취업포탈사이트)를 통해 채용공고를 보며 해외취업을 한 나를 상상하기 시작했다. 구직자라기보다는 구국자같이 이 회사는 어떨까? 하는 생각보다는 이 나라에서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먼저하며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금 이곳저곳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다라는 자세로 이력서를 제출하게 되었다. 사실 당시에 너무 많은 곳에 지원을 해서 어느 곳에 지원을 했는지 기억을 못해 엑셀로 리스트업을 하면서 취업준비를 하였다.

 

 

이색적인 풍경의 아랍에미레이트에 입성

 

 

그러던 중, 샤자(아랍에미레이트에 있는 토후국) 스틸제조업체의 회계직원으로 채용되어, 엄청난 모래폭풍이 그 높은 버즈칼리파를 덥는 장면이 무척이도 인상적이었던 미션 임파서블을 마지막으로 보고, 중동 사막에서 내 30대를 시작하였다. 하얀 옷을 입은 남자, 검은 옷을 입은 여자, 미션임파서블에서 보았던 하늘을 찌르고 있는 버즈칼리파와 다양한 건물들이 만들어낸 화려한 스카이라인, 신기루가 보이는 도로며, 상상속의 사막, 특유의 아랍풍의 향기 등 어느 것 하나 신기하지 않은 게 없는 아랍에미레이트 마음껏 즐기면서 말이다.

 


아랍에미레이트의 진짜 모습을 알아갔던 시간

 


그렇게 3달쯤 일하고 있을 때, 현지에서 알게 된 지인의 소개로 두바이 디자인회사 회계 담당자로 이직을 하게 되었다. 당시 취업이 가능 했던 이유는, 내가 재무전공자이기도 하였지만 샤자의 경험이 두바이 적응을 충분히 가능케 할 것이라는 고용주가 느낀 편안함 때문이었다. 이렇게 아랍에미레이트에서 2번째 직장의 삶을 2년간 보내면서 처음 세달 즈음 동안 느꼈던 아랍에미레이트라는 나라의 겉모습 이외에 사회의 구조, 삶의 방식 및 그들의 문화와 같은 이 나라의 속을 알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다.

 

 

K-Move센터 해외채용지원 담당자로 새로운 변신

 

 

그리고 나는 2014년 코트라 두바이 K-Move센터 해외채용지원 담당자로 3번째 이직을 한다. 코트라는 해외에 진출하는 우리기업이나, 교민들이 생생한 현지정보를 얻고자 가장 먼저 방문하는 곳으로서, 두바이에 진출한 대부분의 기업관계자를 만날 수 있는 곳이며,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움직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기업들과 교민들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채용된 직원들에게까지도 코트라는 디딤돌과 같은 존재의 역할을 한다. 이는 비단 나의 4번째 취업의 디딤돌이 되었다고 하여 정의하는 것은 아니다.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해외의 우리 청년들은 코트라가 주최하는 K-Move 행사, 취업박람회, 정부해외인턴사업, 코트라 글로벌마케팅 인턴등과 같은 다양한 사업을 통해 직접적으로 지원 받기도 하고 이 안에서 우리들만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스스로의 구직 기회를 만들어 나가기도 한다.

 


끝없는 도전, 신한은행 두바이지점 여신담당자가 되다

 


코트라에서 일하는 일 년 동안 두바이에 진출한 거의 모든 주재상사지상의 관계자들을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제의 행사와 코트라 방문객들을 통해서 나 스스로 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내가 4번째 취업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신한은행이 두바이에 진출한다라는 사실과, 구인 중이라는 포스팅을 직접 월드잡플러스에 공고하면서 최전선에서 두바이 취업시장의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2015년 6월, 신한은행 두바이지점 여신담당자가 되었다.

 

 

가슴속 한 켠에 품고 있었던 은행원의 꿈

 

 

대학교 때 경영학을 전공하고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게 무작정 은행원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파이낸스를 전공으로 대학원을 졸업하였지만 사실 더 이상의 노력은 하지 않았었다. 은행을 목표로 취업을 준비한다면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금융 3종세트는 남의 이야기 일 뿐이었다. 그렇게 나는 꿈만 꾸고 준비하지 않는 취준생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암흑 같은 나의 29살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흥미를 느끼는 그런 삶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갈망은 쉽게 식지 않았고 비슷한 업무를 할 수 있는 기회의 가능성이 보일 때면 마음이 요동을 쳤었다.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두바이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다

 

 

두바이는 여기에 있는 모든 우리 청년, 예비 취업자에게 그러하지는 않겠지만, 나에게는 4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4번의 이직을 가능하게 하였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에 품고 있다가 절호의 기회가 나타나 잡았다라고 말할 수 있게 해 주는 곳이 되었다. 두바이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 필요한 구직자 수요대비 우리 취업 준비생의 공급의 수가 적기 때문에 가능 했을지는 모르나, 한국취업 시장과 비교해 보면 나의 취업성공은 조금 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루어 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나는 이렇게 해외에서의 삶과 나의 일을 즐기며 조금 천천히, 한국보다 5시간 느리게, 여유롭게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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