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취업의 첫걸음, 독일어 이력서 만들기
- 멘토
- [독일] 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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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일을 구하기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바로 독일어 이력서(Lebenslauf)입니다. 회사나 직무에 따라 이력서에 더해 자기소개서 (Anschreiben)을 선택 또는 필수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력서는
파트타임(Teilzeit)으로 할 일을 구할 때도 준비해두어야 하는 #독일취업준비 의 첫걸음입니다.
Lebenslauf = Leben (인생) + laufen (걷다, 뛰다)
이력서를 뜻하는 독일어 단어에서부터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 지를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내가 지금까지 어떠한 (직업적인) 인생을 살아왔는지,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지를 나타내야 하는 것입니다.
독일어 이력서는 미국식 영어 이력서와 구성부터 다르다
해외 취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어 이력서는 이미 준비해 본 경험이 있을 수도 있고, 영어 이력서의 구성이 어떤지 대강 익숙할 수 있습니다. 독일도 서양 국가이니 미국식 영어 이력서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독일의 이력서 형식은 오히려 한국 이력서와 비슷합니다. 즉, 생각보다 우리에게 친숙한 구성입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독일어 이력서가 미국식 영어 이력서와 다른 점 세 가지를 알아보겠습니다.
1. 독일 이력서에는 사진을 넣는다.
2. 독일 이력서에는 개인 인적 사항을 넣는다.
3. 독일 이력서는 보통 두 장에서 세 장까지도 가능하다
독일어 이력서의 기본 구성
0. 제목
1. 인적 사항
2. 사진
3. 업무 경력
4. 학력 사항
4-1. 수상 내역
5. 봉사 활동
6. 기타
독일어 이력서에 꼭 들어가야 할 내용과 작성 시 주의해야 할 점을 차례대로 알아보겠습니다.
0. 제목
미국식 영어 이력서에는 맨 위 또는 가운데에 커다랗게 본인의 이름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에 독일어 이력서에는 본인의 이름보다 LEBENSLAUF(이력서)라는 단어를 더 크고 중점적으로 써야 합니다. 한국식 이력서에도 맨
위에 크게 "이력서"라고 써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비슷한 구성인 것 같습니다.
1. 인적 사항
Persönliche Daten/Angaben
주소 Adresse, 전화번호
Telefon, 이메일 E-Mail, 국적
Staatsangehörigkeit, 혼인 관계 Familienstand, 생년월일 Geburtsdatum, 출생 장소 Geburtsort 등이 기본입니다. 독일에는 이름과 생년월일, 출생 장소의 결합이 우리나라의 주민등록과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생년월일 및 출생 장소가 항상 필요합니다.
2. 사진 Bewerbungsfoto
한국과 다르게 독일식으로 보정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사진을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얼굴 생김새가 아니더라도 옷이나 배경, 잔머리 등을
보정하는 경우가 있지만 독일에서 보정된 사진은 진정성이 없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구글에서 Bewerbungsfoto를 검색하거나 링크드인/Xing 등에서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보고 참고해 의상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사진관에서 취업용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면
되지만, 깔끔한 배경에서 직접 찍어도 무관합니다.
3. 업무 경력
Berufliche Erfahrung
업무 경력이나 학력사항 중 가장 최근의 경험이 무엇인지에 따라 최근 경력을 더 위쪽에 오게 구성합니다. 정규직, 인턴(Praktikum,
Werkstudent) 등의 경력이 해당됩니다. 해당 직무와 관련 있는 업무 경력이 이
부분에 없을 경우에 서류 심사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4. 학력 사항
Ausbildung
역시 가장 최근의 학력부터 쓰며 독일에서는 고등학교 과정이
Gymnasium, Realschule, Hauptschule 등으로 나뉘기 때문에 보통 고등학교까지 적습니다. 독일에서 학교를 나온 경우 Abitur 성적을 함께 적기 때문에
저는 수능 성적을 등급 기준으로 평균을 내어 적었습니다. 대학교에서부터는 학점을 적어야 하며 (구인 공고 중 학점을 본다고 명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독일에서
대학을 나오지 않은 경우에는 원래 학점과 만점 기준을 적고 entspricht 0,0 im deutschen
Notensystem이라고 독일식 변환 학점을 함께 적을 수 있습니다. 독일은 주마다 교육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주마다 외국 학점을 독일 학점으로 바꾸는 계산법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해당되는
주의 시스템을 구글에서 찾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4-1. 수상 내역 Auszeichnungen und Stipendien
정부 기관이나 과, 학교 단위로 받은 큰 상 또는 장학금 수혜
내용입니다. 이 부분은 지원하는 업무나 공고 내용에 따라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5. 봉사 활동
Ehrenamtliches und soziales Engagement
교내 봉사활동이나 특정 단체에서 소속되어 했던 봉사 활동 내용을 적습니다.
6. 기타 Sonstiges
컴퓨터 활용 능력, 외국어 능력 등의 내용을 넣으며 취미도 넣는 경우가 있습니다. 외국어 능력의 경우는 또한 공고에 따라 수준을 적는 방법이 달라집니다. 공고에 유럽 언어 공통 기준 (예: B2 또는 C1)이 나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수준의 언어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력서에도 적을 수 있지만, 보통 많은 경우에는 면접에서 해당 언어 능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Muttersprache, fließend, verhandlungssicher, sehr gute Kenntnisse, gute Kenntnisse, Grundkenntnisse 등으로만 적어도 충분합니다.
독일어 이력서 작성 시 중요한 점
1. 증빙 서류 구비
독일인들은 종이를 사랑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외국인이 독일로
이민하기 위해서 준비해야할 첫번째 것이 바로 나의 존재 자체를 증명하는 종이 뭉치 더미라고 하는 농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회사와 상황마다 다르지만 학교 졸업장과 성적표, 재직증명서, 상장이나 장학금 수혜 증명서, 봉사활동 증명서 등등 이력서에 넣은
내용들을 증명할 서류를 준비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공증을 받은 독일어 번역본이 최선이지만 회사에 따라
공증 없이도 도장이나 서명, 문서고유번호 등으로 공식 서류임을 믿을 만하다고 판단되거나 영어본 정도도
받기도 합니다. 서류와 관련해서는 해당 회사의 인사담당자와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2. 언어 자격증에 연연하지 않기
독일어 B2, 독일어 C1 자격증을
따면 독일 취업을 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A1부터 C2까지의 유럽 언어 공통 기준은
독일 유학을 준비할 때는 매우 중요하지만 취업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독일어로 일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서류 단계에서부터 면접을 거치며 지원자의 독일어 소통 능력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으며, 영어로 일을
하지만 독일인 직원들이 많은 경우에는 면접 과정에서 독일어 실력을 알아볼 정도의 간단한 독일어 면접을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독일 취업을 위해서 독일어가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레벨의 독일어 자격증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3. 키워드 반복
비단 독일 취업, 독일어 이력서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구인 공고에 나온 필요 역량 및 관련 경험과 관련된 단어들을 그대로 가져다가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력서 초안을 완성한 뒤에 wordcloud류의 텍스트 분석 페이지를
활용해 내가 특정 단어를 어떤 빈도로 썼는지 체크해볼 수 있습니다.
영어 이력서만으로는 독일 취업이 힘든가요?
주마다, 도시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영어만으로 독일 취업이
가능한지, 독일어를 꼭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천차만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큰 도시여도 영어로 일할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을 수도 있고, 작은
도시여도 강소기업이나 독일 대기업의 지사가 있어 영어로만 일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회사 언어가
독일어여도 일부 팀에서는 영어로 일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지원부터 면접까지 다 영어로 이루어졌지만
일을 시작하고 나니 대부분의 소통이 독일어로 이루어지는 현실에 맞닥뜨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독일어로 독일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이 본인의 선택권을 훨씬 더 넓혀준다는 것입니다.
독일의 최대 검색 엔진은 구글이기 때문에 독일 취업 준비와 관련된 정보를 구글에서 쉽게, 또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Lebenslauf Muster 또는 Lebenslauf Vorlage로 구글링을 하면 독일의 홍길동인 Max Mustermann의 수많은 이력서 샘플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기본 구성이 정해져있기는 하지만 산업군과 회사에 따라 이력서 양식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많은 예시들을 보고 자기만의 이력서 양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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