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 그 설렘 그리고 좌절

멘토
[미국] 임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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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미국에서의 첫 직장 생활 이후 느낀 점!!

1편과 같은 우여곡절 끝에 나는 한국 대기업 해외 법인 Marketing 부서에 배치받게 되었다.

원하는 직장이 아니었기에 별다른 기대도 없었다. 회사 생활은 사실 예상했던 것만큼 어렵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해외 법인 특성상 일하는 시간이 안정적이지 않았으며, 미국에서 동부와 서부 시차에 맞춰 일하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사실 해외 취업 멘토로서 해외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만 같은 입장이긴 하지만 실상 나는 부정적인 면들에 대해 좀 더 설명하려고 한다.

해외취업을 생각하는 대부분에 취진 생들은 미국에서 일한다고 하면 Google 캠퍼스 잔디 밭에 앉아 노트북 하나 끼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면서 캘리포니아 햇살 밑에 여유를 즐기는 힙한 직장인을 떠 올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문화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직장 문화는 다를 수 있지만 크게 보면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모토는 만국 공통이기 때문에 훨씬 더 나은 점은 없다. 개인주의 성향에서 발생하는 직장 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점도 많은 건 사실이다.

요새는 독이라고 말하는 한국의 가 족 같은(?) 회사 분위기는 사실 기대하기 힘들다. "90년 대생이 몰려온다"라는 책에서도 90년대 생들은 개인주의 성향을 많이 장착한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너는 너 나는 나"라는 문화에 적응하는데 조금 어려울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는 돈을 주고 다니는 기관이고, 회사는 돈을 받으면서 다니는 기관이기 때문에 외국인 Excuse를 기대해서도 안 되고 절대 허용하지도 않는다. 내 능력대로 평가받고 연봉을 받아 가는 시스템에서 나의 장기를 특화시킬 수 있는 비장의 필살기는 반드시 필요했다.

2편에서는 내가 겪었던 한국과 미국의 직장 차이 커리어 개발 및 이직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다.

 

 

미국 직장 vs 한국 직장 차이!?

 

해외 직장이나 한국 직장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일단 앞서 말한 것처럼 미국 직장과 한국 직장의 차이점을 몇 가지 카테고리에 따라 적어 보겠다.

1. 연봉

가장 큰 환상 중 하나가 미국의 연봉이다. 미국에서 일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연봉일 것이다. 우리가 아는 미국 IT 공룡 기업 (FANG)이나 IB 금융, Top Consulting Firm 들의 연봉은 정말 상상도 못할 정도로 입이 떡 벌어진다.

그건 마치 메마른 사막에 오아시스 같은 신기루라고 보면 된다. 내가 꼭 해당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나 절대 평균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한국의 대졸 초임 임금이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편이다. IT에서 Data 관련 직군을 제외하고 나면 사실 물가 대비 한국의 임금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내가 처음에 미국에 취업해서 받은 돈은 $40,000이었고 3개월 후 $50,000 가까이 받을 수 있었는데, 내가 알기론 LA에서 특정 직군을 제외한 대졸 평균 연봉이었던 걸로 생각된다. 한국 역시 대기업 연봉이 성과금 포함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받았던 돈이 많으면 많다고 할 수 있으나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다.

After Tax 후에 받는 금액이 대량 $3,500 불이었고 여기서 집값으로만 $1,300 (공과금 포함)으로 나간다. 나는 남자 혼자였기에 치안이 살짝 좋지 않은 곳에서 다인종들이 사는 저렴한 동네를 기준으로 하였다. 그 당시에 조금 살기 좋은 지역의 1 bed room 가격은 $1,700 ~ 1,800 이었으며 현재는 훨씬 더 비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나는 차량 유지비 $500, 점심 식대 등등을 제외하면 사실 저축을 하기엔 너무 빠듯한 돈이었다. 다만 외국에서 연봉적으로 기대해볼 수 있는 사실 중 하나는 임금 상승률이 한국 임금 상승률보다는 높았다. 6digits라고 불리는 직장인의 꿈의 연봉 1억에 도달하기 까지는 미국이 더 수월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중에 들어오는 지금 현재 내 지갑 상황은 그리 넉넉하지 못했다.

2. 고용 안정성

직장 문화에서 가장 다른 점 중 하나가 고용 안정성이다. 한국 중견기업 이상의 입사 시스템에서 입사 후 내가 해고당할 확률은 내 연봉이 갑자기 두 배가 될 확률보다 적다. 범죄를 저지르거나 진짜 코로나와 같은 회사 실적 부진이 있지 않은 이상 동료의 해고는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미국은 매년 performance base로 직원을 수도 없이 자르고, 새로 고용하며 사람의 가치를 매긴다. 하루아침에 책상이 빠지는 옆 동료를 보면서 이번엔 내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나쁜 생각을 가졌던 적도 있었다. 이 시스템을 겪지 않은 한국의 열정 넘치는 훌륭한 인재들은 그게 좋은 게 아니냐며 반문할 수도 있다. 사람을 능력대로 평가하며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으로 인한 평가 시스템은 자본주의 체제의 완벽한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끊임없는 경쟁에서 항상 이기기만 하는 승자가 본인이 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 약간의 부진에 회사에서 해고당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은 나를 매우 지치게 하고 피곤하게 만들었다. 사실 나보다 일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여겼던 사람이 다른 업무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에 나 역시 언제나 힘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지내왔고 많은 피로감을 느꼈었던 것 같다.

3. 커리어 개발

앞선 두 가지에서 너무 단점만 말하는 것 같아 이번엔 좋은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겠다. 일단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점에서 사실 큰 장점이 있다. 내 생각을 영어로 잘 표현하는 데 있어서 본업을 영어로 하는 것만큼 좋은 것 없다. 먹고살아야 하기에 절실해지고 그 절실함이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을 줬다. 대학 4년 보다 오히려 직장에서 초년 생활이 더 많은 영어 실력을 가져다주었다고 확신한다. 이뿐만 아니라 보통 시키는 일보다는 내가 해야 할 일을 정의하고 실행할 수 있는 수평적인 구조도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내가 신입사원이라서 이런 말을 해도 될까? 내가 다른 부서인데 오지랖은 아닐까? 라는 걱정 보다 business에 핵심을 파고들만한 질문인가를 고민하는 생산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러한 부분들이 내가 한국에 와서도 한국 본토 직원보다 조금 더 장점을 가졌던 부분이었던 것 같다.

모든 미국 회사가 이렇다 한국 회사가 이렇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내가 겪었던 한국 기업과 미국 기업의 차이를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으로 적어 보았다.

 

 커리어 개발과 직장 생활에 임하는 자세

중간만 가자!? 중간만 가는 것에 대한 어려움 

 

 

 

 라떼(?)만하더라도 단순히 돈을 많이 주는 기업이 최고였다. 한국으로 따지면 현대자동차 입사가 가장 좋은 선택지였던 시절이었다. 공채로 뽑혀 평생 다닐 직장에 연봉 높고 고용 안정성 있는 회사가 최고였던 시절이었다. 요새는 내가 다닐 회사보다 직무가 더 중요한 시대가 왔다. 공채 시스템이 사실상 종말 되면서 상시 채용 시대에 내가 필요한 인재를 뽑겠다는 미국 회사 채용 시스템이 한국에 들어온 셈이다. 평생 직장의 개념이 모호해지면서 구직자나 이직자들은 회사에 조금 더 필요한 인재가 되어 몸값을 높이려는 긍정적인 움직이라고 생각된다. 당시 미국에서 근무했던 나는 마케팅과 전혀 관련 없는 전공을 했고 잘하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마케팅 부서에 오게 되면서 내 커리어에 대한 고찰을 일찍 시작했었던 것 같다. 데이터 시장은 전무했으나 내가 데이터 기반의 수를 다루는 일에 매력을 느꼈고, big data에서 business Insight를 찾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을 지금은 Data Scientist Data Analyst라고 부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크게 활성화된 시장은 아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이 달랐던 셈이다.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일을 시작하면서 처음 마케팅 일을 배웠다. 그러다가 내가 하고 싶은 일과 관련된 프로젝트가 생기면, 내 일이 지장 받지 않는 선에서 같이 하고 싶다고 적극 어필했다. 마케팅에서도 Data 관련 업무를 하는 분이 계셨는데 SEO, SEM이나 User Traffic을 가지고 Web site funnel 분석을 통한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업무에 내가 적극 하고 싶다고 어필했다. 물론 내가 하는 일에 최대한 지장 없이 일과 시간 이후 내가 할 수 있는 잡일은 다 나에게 달라고 하여 어깨 너머로 그 분이 뭘 하는 건지를 지켜봤다. 내 일과 이후 하는 일이라 크게 도움은 안 되었지만 잡일을 도와주면서 옆에서 도대체 뭘 하는지를 보는 것 자체로 공부가 많이 되었다. 그렇게 하나둘씩 그분의 업무를 지켜보면서 Target Marketing project를 맡게 되었을 때였다. 단순 룰 베이스로 진행해도 되는 간단한 업무였기에 별로 큰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Manager가 원하는 기존의 방식대로 진행하면서 일과 후 혼자서 어깨 너머 배웠던 Digital Marketing을 사용하여 조금 내가 하고자 하는 부분을 사용하여 고객 Segment도 만들어 보면서 슬쩍 같이 보고를 했었다. 생각보다 좋은 반응이었고 그러한 것들이 반복되면서 점차 마케팅 내에서 직무의 변화도 일어났었던 것 같다. 단편적인 이야기지만 내가 하는 일에 하고 싶은 일을 결합해서 진행하는 방식에서 나는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러면서 타 회사에 내가 가고 싶은 직무에 지원하여 면접을 보았다. 어차피 내가 갈 회사는 많으니 면접을 망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내가 가고 싶은 직무의 지원하여 계속 면접을 보다 보면 공통된 질문이 있었다. SQL은 다룰 줄 아니? 혹은 Python의 숙련도는 어느 정도니? 마케팅 데이터 분석했던 경험은 뭐가 있니? 등등 공통적인 질문에 막힐 때마다 그 질문을 해결하려고 혼자서 열심히 공부했다. SQL/Python bootcamp를 통해 혼자서 배워보고 그 배운 걸 가지고 회사 Project 진행할 때 억지로(?) 써보기도 하면서 경력을 "만들어 갔다". 실제로 "만들어 갔다" 글자 표현 그대로인 것 같다. Target Marketing project에 대해 설명할 때에도 회사 기존에 했던 방식대로 적용이 되었지만 내 이력서에 내가 Digital Marketing을 적용한 방식으로 진행한 내용들로 채워갔다. 실제로 이직을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해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직무에서는 경험이 있는 경력자를 원한다. 이 두 가지 굴레를 벗어나기란 정말 힘이 든다. 그렇다고 내가 겪어보지도 않은 하고 싶은 직무에서 뭘 하는지 알기도 힘이 든다. 지금 하는 일에 하고 싶은 일을 결합하여 직업으로써 삼으려고 내 나름에 노력을 했었다. 이 방법 외에도 좀 더 나은 방법이 있겠지만 사실 나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보니 내 직장 생활 동안 나는 1주에 한 번 꼴로 전화 면접을 보았고 일과 시간 이외에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배우고 적용하려고 더 열심히 일하고 생활 했었던 것 같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조언을 많이 들을 수 있다.

 

어느 조직이든 중간만 가는 게 가장 Best이다

From 김병장

 

 

 중간만 간다라... 이 말을 종종 곱씹어 보면 중간만 가는 게 정말 좋은 건지 아니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게 더 나은 건지 헷갈렸다. 사실 인생에서 중간만 가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가족을 꾸리고 그 가족이 편히 살 서울 근처 집 하나에 1년에 한두 번 해외여행 다니는 그런 평범한(?) 삶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위에 조건들은 전혀 평범한 사람이 아닌 성공한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그런 삶이다. 결과는 평범해 보이나 그 과정은 치열해야 하며 승자가 누릴 수 있는 삶을 우리는 평범하다고 느낀다.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이다 평범하게 되기 위해서 항상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 비로소 원하는 평범함에 가깝게 갈 수 있다. 주변 선배들이 말하는 "중간만 가면 된다"라는 말의 참 의미는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달성할 수 있는 중간의 깊은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역시 나름 열심히 살았지만 아직 중간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해주고 싶은 건 열심히 하면 다 어떻게든 되돌아온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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