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창업하기_2. 투자 유치 및 협업/합작

멘토
[중국] 마명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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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엄청난 땅덩어리에 사람도 엄청 많다보니 중국에 대한 경험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분석해도 일반화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중국 사람도 아닌 이방인이 중국 전문가 혹은 중국통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또한 중국 창업의 일면인 필자의 경험이다. ​

중국은 창업하기도 어렵고, 투자받기도 어렵고, 계약하기도 어려운 나라다. 합작이나 협업은 좀 더 수월해 보이지만 막상 진행하다 보면 훨씬 어렵다. 업종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2015년 중국 상하이에서 엑셀러레이팅, 2016년 법인 설립, 2017년 합작계약 및 투자유치, 2018년 공간사업 투자유치 이후 협업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중국에서 투자 받기

중국에서 투자 유치를 쉽게 받는 방법은 '나의 사업모델이 중국에서 단시간 내 많은 돈 또는 사람을 끌어 모을 수 있음'을 투자자에게 쉽게 보여주면 된다. 결국, '나에게 10억을 투자해준다면, 3년내 5백억으로 돌려줄게.'라고 증명해 보이면 된다. 이 논리는 한국도 중국도 마찬가지다.

투자자의 돈은 비싼 돈이다. 10억을 투자 받아, 50배수 500억을 돌려줄 수 있어야 투자가 이루어진다. 반대로, 투자자의 입장에선 50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해서 1-2개 성공한다고 하니 그 1-2개 업체는 50배수 이상의 수익이 돌아와야 본전 이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서 투자 유치를 위해선 몇 가지 전제가 되어야 한다.

I. 전체 시장의 크기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해도 전체 시장의 크기가 작다면 투자 받기가 어렵다. 이럴 땐 가족이나 선배, 친구들에게 투자를 받거나 은행 융자가 빠르고 낫다. 중국은 어떤 제품이라도 시장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주전부리 땅콩, 이쑤시개로도 상장을 할 수 있다. 13억이라는 단일 내수 시장이 있다는 것은 정말 부럽고 매력적이다.

2. 차지할 수 있는 시장의 포션

우리가 진출할 시장의 크기가 아무리 크다해도, 우리가 궁극적으로 차지할 수 있는 시장의 포션이 작다면 결국 투자 가능성은 떨어진다. AI, 핀테크, IOT, H/W, 전기차 시장은 중국 기업이 상당히 강하다. 거대 내수 시장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주고, 폭발적인 매출 성장은 대규모 RND 투자로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중국 기업이 있는 시장은 아무래도 우리가 차지할 수 있는 시장의 포션이 작고 투자유치가 어렵다. 이런 산업군이라면 직접 사업을 만들어가기 보다는 중국기업과의 합작, 협업을 하거나 Merged(피인수)도 고려해 볼만하다.

3. 수익률

외국 외자기업이 중국에서 플랫폼 사업을 키우기엔 다양한 규제와 마케팅 능력의 한계 등으로 굉장히 어렵다. 알리바바, 텐센트, 메이투안, 핀둬둬 등 중국의 플랫폼 기업이 엄청난 마케팅 자금 및 중국만의 독특한 마케팅으로 엄청난 가입자를 확보하고 그물에 가둬 야금야금 수익을 올리는 방식의 사업은 외국 외자기업으로선 어렵디 어려운 길이다. 플랫폼 사업을 통한 모객 보다는 차별화된 제품이나 기술력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 사업이 외자기업으로선 투자 받기가 좋다. 중국에서 외자기업으로서 플랫폼 사업을 해서 투자유치에 성공한 기업도 물론 있으나 중국인을 내세워 중국 내자 기업 껍데기를 쓰고 있거나 초기 투자 유치에는 성공하더라도 수익 모델 개발에 실패해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

 

 

                                                                                        마윈의 '알리바바, 마화텅의 '텐센트', 메이투안, 핀둬둬

여기서 우리가 명심해야 하는 것은 '새로운 업을 일으켜 세우는' 창업가 여러분은 투자유치가 목적이 되거나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적이 되면 안 된다. 투자금은 여러분과 여러분의 팀이 더 Burning 해서 사업목표를 더 빠르게 달성하라는 비용이지 여러분을 돈을 많이 벌게 해주진 않는다. 중국에서의 투자유치라면 더더욱 그렇다. 중국에서의 투자금은 중국에서의 업을 일으키고 성장시키는 비용이다. 절대 중국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인들이 배부르게 두거나 한국으로 송금하게 두질 않는다.

2. 중국에서 협업 합작하기

​​창업의 성공은 아이디어가 1%, 실행력이 99%라는 말을 한다. 창업자들이 창업 아이템(제품, 기술, 서비스 등)을 완성하면 이제 성공할 일만 남은 것 같지만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사업화를 한다는 것 창업 아이템을 가지고 모객도 하고 돈도 벌고 실제로 시장에서 우호적인 반응을 얻어내가는 과정이다. 우리가 태어난 한국에서도 하기 어려운 성공 사업화가 우리가 살아온 환경과 완전히 다른 타국에서는 더 어렵다. 그렇다 보니, 마케팅 유통 등 현지 기업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현지 기업에게 맡기고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점, 제품 개발이나 기술개발에 치중하면 좀 더 사업화가 빨라질 수 있다. 현지 파트너가 있으면 현지 파트너로부터 투자유치도 좀 더 쉬워진다.

중국 기업은 실제로 협업 및 합작을 선호한다. 중국 기업의 입장에선 당장 자금이 투여될 필요도 없고 투여된다고 해도 자국에서 합자기업을 형태가 될테니 리스크가 적다. 게다가 중간에 사업이 어그러진다하더라도 자신들은 기술과 노하우를 취득할 수 있다. 애초에 기술과 노하우 취득 자체가 목적인 협업 및 합작이 대부분이다. 결국, 우리의 입장에선 협업 및 합작을 통한 상당부분의 기술과 노하우가 유출된 다는 것을 감안하고 전략을 짜야한다. 3-5년 뒤에 우리가 뺏길 것과 지킬 것, 단발성 프로젝트인지 지속가능한 프로젝트인지, 그러기 위한 우리의 보호장치는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중국기업과 협업 및 합작시 주의할 점

1. 합작/협업 방식

중국 기업이 늘상하고 한국 기업이 늘상 당하는 방식이 있다. 한국 기업은 중국 지식재산권, 사업권을 포함한 기술력, 제품력, 디자인력을 제공하고(더러는 자본금을 태우라는 경우도 있다), 중국 기업은 거액의 자본 투자, 중국 유통, 마케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중국 현지에서 잘하고 있는 견실한 기업이 100억 이상의 자본 투자와 중국 유통, 마케팅까지 진행해 준다고 하니 그동안의 고생이 씻겨 나가는 듯이 벅차오른다. 이럴 땐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자칫 잘못하면 사기를 당하겠구나 라고 생각해야 한다.

< 주위에 흔한 사례 >

중국회사가 '100억을 투자하겠다': 중국에서 100억짜리 합자회사를 만들어 중국 사업권을 거기에 이양하는 계약을 써주고, 중국 기업이 이사회(동사회)를 장악하는 지분을 취하고 한국기업은 30% 40%든 지분을 받는다.

- 우리에게 투자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 중국에 합자회사를 만들어 그 회사에 투자하겠단 이야기다. 과반 이상의 지분과 이사회/동사회를 중국회사가 장악하게 될테고 그 회사는 우리회사가 아니다.

- 더욱이 중국은 회사를 만들때 자본금을 미리 넣은 방식이 아니라, 자본금을 숫자로 설정을 해두고 채워나가는 방식인 만큼 100억짜리 회사도 깡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끝까지 자본금 납입을 안하다 폐업을 할 수도 있으며 중국 회사 운영금 정도만 조금씩 납부하다 끝날 수도 있다.

> 결국, 수년간 중국 지재권, 사업권 넘겨주고, 내돈 내시간 들여서 중국 회사 사업화까지 도와주다 끝난다.

< 비슷한 사례 >

a. 중국에서 콘텐츠 방영,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서는 중국 IP (상표권, 특허권)이 중국에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중국회사로 이양하라고 한다.

b. 중국에서 사업화 및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내자 (중국 사람들만 투자한 중국 기업이라는 의미)기업이여야 하므로 주주에서 배제 시키거나 이면 계약을 요구한다.

이런 언급을 하는 중국 기업이 있다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도 좋다. 앞으로 갈 길이 구만리인데 시작부터 사기의 조짐이 보인다면 과감하게 뿌리치는게 정신 건강에 좋다. 중국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자주하는 말 중에 하나가 '이러다 암 걸릴 것 같다!' 이다. 사업 초반에 아무리 계약을 잘하고, 이사회(동사회)를 장악해도 중국 사업을 하다보면 매일 매일이 사건사고이고 분쟁이다 가까이 있는 사업 파트너와의 분쟁이라면 가까이 있기 때문에 자세히 볼 수 있고 찌르면 깊이 찔린다. 중국 사업에서 항상 현혹되지 말아야하는 말이 내가 얼마 투자할께, 내가 누구랑 친해(Network, 꽌시), 우린 사업보다 친구(pengyou)니까라는 말이다.

중국엔 문을 열고 집으로 초대해 환대를 베풀고 경계가 흐뜨러지면,

문을 닫아 나갈 수 없게 만들고 개패듯이 팬다는 이야기가 있다.

달콤하고 기름진 이야기일 수록 경계해야 한다.

그런 것에 현혹되고 익숙해지면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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