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1년 반, 독일 회사에서는 어떻게 보냈나요?

멘토
[독일] 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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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앞으로 독일 회사 생활 이야기를 전해드릴 이민영이라고 합니다.

작년에는 독일어 자기소개서 독일어 이력서, 독일 회사 면접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에 올해는 저의 독일 생활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이야기는 아무래도 피해 가기 힘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의 이야기입니다.

2020 3월부터 집에서 일하다

독일은 연방 국가로, 주마다 마치 다른 나라처럼 기능하는 나라입니다. 작년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후에도 역시 주마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이에 대처를 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뮌헨은 바이에른의 주도입니다. 그리고 바이에른은 독일 내에서 가장 먼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가장 강력한 거리두기 규제를 실행한 주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회사들 역시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정도라고 생각하던 사람들도 많았지만, 어느새 시간이 흘러 경우는 2020 3 중순부터 사무실에 번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전체적인 규제가 강해진 시기에는 거의 출근을 금지시키기도 했습니다. 또한 모기업 본사에서 나라별 주의 사항 출장/여행 금지 규칙 리스트를 주기적으로 모든 직원들에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E 커머스/전자상거래 산업 군에서 일을 하다 보니 인터넷 연결만 되면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일을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주변을 보면 원래 재택근무 문화가 정착되어 있던 회사의 경우는 산업 상관없이 빠르게 직원의 재택근무를 추진했습니다. 다만 실제로 사무실에 가서 일을 해야 하는 직군이나 서류 작업이 많은 인사팀 등의 경우에는 1~2 정도 출근을 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방식의 만남

일은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있지만, 사람과의 관계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주기적으로 전체 부문이 모여서 하던 이벤트나 여름 축제, 독일 회사 생활에서 가장 모임인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날이 따뜻해지거나 확진자 수가 조금 줄어들어 규제가 느슨해진 틈을 작게나마 오프라인 행사를 하는 곳들도 있다고 들었는데, 저희 회사는 모든 행사 역시 온라인으로 전환했습니다.

연간 이벤트로는 온라인 방탈출 게임을 했습니다. 무작위로 선택된 팀원들과 함께 온라인으로 퀴즈를 풀며 방탈출을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 이것저것 만지고 발견하며 즐기는 방탈출 카페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서로 각자가 가진 단서를 공유하고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게임이었기에, 팀원들과 재미난 시간을 보낼 있었습니다.

사장단을 포함한 전체 부서 온라인 영상 통화를 위해서는 회사에서 각자에게 스페인 이탈리아의 와인과 음식들이 가득 담긴 박스를 보내주었습니다. 직접 잔을 부딪히지는 못하지만, 카메라에 대고 건배를 하며 나름 단체 저녁 식사와 같은 분위기를 냈습니다.

주기적으로 브런치를 함께 하던 모임 역시 바뀌었습니다. 팀원의 제안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하기로 했는데요, 각자 아바타를 생성한 가상의 집에서 만나는 형태의 모임입니다. 달에 한두 정도 만나 함께 게임을 하기도 하고, 주제별로 개설된 방으로 들어가 수다를 떨기도 합니다. (개인 블로그에 남겨둔 기록)

역시 달에 번씩 직원이 모두 아침 식사를 함께 하면서 사장단 지원/전략 부서의 보고를 들었던 자리 역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바뀌었습니다. 유튜브를 보듯이 사장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실시간으로 (그리고 익명으로!) 의견을 전달하거나 질문을 있게 되었습니다.

전사 차원에서 진행하던 워크숍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작년에는 몸을 움직이고 중간중간 쉬는 시간도 갖고 커피도 마셨는데, 이번에는 한자리에 앉아서 시간이 넘게 온라인 회의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래도 새로운 툴을 사용한 애자일 회고 (Agile Retrospectives) 방식의 피드백 세션은 흥미로웠습니다. (개인 블로그에 남겨둔 기록)

직원들을 위한 교육 역시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전체 그룹사를 대상으로 "평생교육계의 넷플릭스" 자처하는 Masterplan이라는 플랫폼의 교육이 의무화되었습니다. 유명 강사를 일일이 초빙할 필요 없이 독일 산업계에서 유명한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에 대해 가르쳐주는 강의를 들을 있어 저는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큽니다. e-러닝 수업의 기본 과정을 모두 수료한 사람들에게는 집으로 금메달 모양의 초콜릿을 보내주고, 성적이 가장 좋은 사람들에게는 이름을 새긴 트로피까지 수여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회사가 직원의 자기계발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 회사 생활의 재미가 아주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느낄 있었습니다.

코로나 보너스

독일 회사는 매달 최대 40유로까지 직원들에게 추가로 지원을 있습니다.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도 있고, 쿠폰이나 다른 복지의 형태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40유로는 과세 대상이 되지 않는 (steuerfrei) 금액입니다.

작년에 독일에서 고용되어 일하는 사람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소위 "코로나 보너스"라는 금액을 추가로 받았습니다. 회사는 1인당 최대 1500유로까지 보너스를 지급할 있고, 특별 지급 금액 역시 과세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 파트타임 직원도, 인턴도 상관없이 모두가 똑같이 보너스를 받았습니다. 현재는 장기화된 팬데믹 상황으로 특별 보너스 지급 비과세 혜택이 연장된 상태입니다.

현금으로 지급하는 보너스는 아니지만, 저희 회사의 경우에는 직원에게 무선 블루투스 헤드폰과 함께 비타민과 사탕, 간식류를 보내주었습니다. 덕분에 카메라를 모두 상태로 회의를 때면 모두가 똑같은 헤드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있습니다.

새로운 연말정산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아무래도 집에서 사용하는 비용이 늘었습니다. 컴퓨터로 일을 해야 하니 전기세도 많이 나올 것이고, 쾌적한 업무 환경을 위해 책상이나 의자, 모니터 등을 구입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연말 정산 최대 1250 유로의 비용까지 세금을 공제받을 있습니다. (관련 기사)

회사의 백신 접종

저희 회사를 포함해 거의 모든 회사가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행했습니다. 독일 회사라면 의무로 있어야 하는 회사 의사(Betriebsarzt) 통해서입니다. 보통 회사 의사는 직원들의 건강과 관련된 전반을 담당하며 자문을 주거나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단연 백신 접종이 이들의 가장 업무였습니다. 특정 날짜를 정해서 회사 의사가 회사로 오거나, 백신 접종을 원하는 직원들이 의사의 병원으로 찾아가는 방식으로 접종을 하기도 하고, 대기업들의 경우에는 마치 수강신청처럼 웹페이지나 앱을 사용해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회사 백신 센터에서 접종을 받을 있도록 했습니다. 백신이 넉넉한 대기업의 경우에는 본인 가족이나 지인 명까지 백신 접종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씁쓸한 농담처럼 2021년이 2020년의 시즌 2 것인지, 아직 아무도 확실히 말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회사 차원에서는 가을과 겨울의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 말합니다. 처음에는 조금 답답하기도 하고, 갑자기 독일어를 듣고 말하지 않으니 독일어를 잊어버릴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재택근무 반이 거의 되어가는 시점, 나름 저는 오피스에 익숙해졌습니다. 단순히 제가 적응했다기보다는, 앞서 언급한 여러 회사의 지원이 있었던 덕분입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바뀌거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글을 보시는 분들은 어디에 계시든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비교한, 홈 오피스 두 달 차 당시의 영상 일기도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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