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료들은 내게 어느나라 출신이냐 묻지 않았다

멘토
[독일] 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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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일 뮌헨의 이커머스 회사에서 캠페인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이민영이라고 합니다.

번째 글감으로는 우리나라에 비해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곳,

독일에서 일하면서 느낀 한국 회사와의 다른 점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이민 오는 국가, 독일

현재 독일은 다양한 국가에서 사람들이 이민을 오는 Einwanderungsland입니다. 대략 1950년대에 초청 노동자(Gastarbeiter)들이 대거 이주해 것을 시작으로, 지금도 꾸준히 세계 이곳저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독일로 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60년대부터 초청 형식으로 파독 노동자들을 독일로 보냈지요.

2017 UN 발행한 International Migration Report 따르면 독일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이민자들이 번째로 선호하는 국가이며, 유럽 연합 내에서는 가장 선호도가 높은 국가입니다. 194개국에서 사람들이 독일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뮌헨의 경우는 거주자의 28.5 % 외국인으로, 독일 가장 높은 수치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거주자의 16.6 %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뮌헨에만 190 국가 출신의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출처:muenchen.de)

독일의 이민자들과 관련한 정보가 궁금하시면, 독일 거주자에 한해 독일 정치 교육원인 bpb에서 제작한 자료를 무료로 받아보실 있습니다

 

Einwanderungsland Deutschland | b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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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바이에른스러운 회사

독일 전체적으로도, 뮌헨이라는 도시도 이렇게 다양하지만,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는 아직 대부분이 독일인 직원이고, 그것도 뮌헨 근교인 오버바이에른 출신입니다. 전체적으로 바이에른 지역색이 아주 강한 회사이죠. 회의를 바이에른 사투리를 어느 정도 섞어 쓰는 것이 보편적이며, 회사 건물 1 로비에는 커다랗게 쓰인 Servus (바이에른 지역 오스트리아의 인사말) 사람들을 맞습니다. 바이에른 전통 의상 (Trachten) 제품 카테고리가 따로 있으며, 옥토버페스트 역시 함께 즐깁니다.

그런 팀에 어느 , 생김새도 다른 진정한 "Fresh off the boat (보트에서 내린 , 해당 나라의 문화나 언어 등을 아직 습득하지 못한, 이민을 사람)"였던 제가 등장합니다. 당시 저는 독일에 와서 독일어를 배운 년도 되었고, 온통 독일인 사이에 둘러싸인 적도 처음이었습니다. 주에는 새로 만난 회사 동료들과 회사 루프탑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는데요, 그들이 저에게 질문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혹시 문화적 배경이 어떻게 ?

독일어를 그대로 직역하려니 조금 어색하지만, 곧바로 "어느 나라에서 왔어?"라고 묻는 것보다 훨씬 사려 깊은 질문으로 느껴졌습니다. 회사에 있는 다른 사람에 비해 눈에 띄게 다르게 생겼고, 마디를 나누고 나면 제가 독일어 원어민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챌 있는데도 말이죠. 다양성이 부족한 편에 속하는 환경인데도 소수자인 저를 배려했다는 점이 느껴지는, 기분 좋은 시작이었습니다.

 

문화 전유 (cultural appropriation)

서구 국가들, 또는 과거에 다른 나라를 침략하거나 다른 문화의 사람들을 억압한 적이 있는 나라들에서 최근 민감한 주제입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 또한 이에 조금 조심스럽게 접근하기 위해 사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가장 처음으로 주의해야 사항으로 안내된 것은 흑인, 아프리카 문화,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를 순전히 디자인이나 장식적으로 활용하는 제품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흑인의 사진이나 일러스트 등의 이미지나, 또는 유럽인들이 "아프리카 "이라고 부르길 좋아하는 이국적인 장식품을 배경이나 디자인으로 활용한 제품은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어린이용 장난감에 사용된 아프리카, 이누이트족, 아메리카 원주민 이미지 역시 걸러내야 대상이 되었고요.

비단 이미지뿐 아니라 Black이나 Gypsy 같은 단어가 들어간 것들도 모두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집시"라는 말을 비유적으로도 사용하지만, 적어도 독일에서는 인종차별적인 멸칭이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독일어로는 Roma라고 부릅니다.) 외에도 동북아시아 여성을 성적으로 묘사한듯한 이미지가 있는 제품 여기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주변 나라들을 침략하고, 없는 많은 사람들을 죽인 것도 모자라 유색인종 사람들을 데려와서 '전시회'까지 열었던 독일의 역사를 생각해 보면, '에스닉' 하다며 그들의 문화를 장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확실히 옳지 않게 느껴집니다.

 

어린이 보호

저희 플랫폼은 가족을 위한 쇼핑몰을 표방하기 때문에 판매 상품의 대부분이 아기와 어린이용 제품입니다. 따라서 어린이 보호 (Kinderschutz)에도 민감합니다. 어린아이가 수영복 모델을 하고 있는 이미지는 모두 삭제하고, 되도록 아동복이나 액세서리 제품은 제품 사진만 있는 것을 사용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 Boys don't cry' 라는 문구가 적힌 이미지 역시 남자는 울면 된다는 성적 고정관념과 연결된다는 이유로 삭제된 것입니다.

 

한계점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존중하려는 노력은 한국인만 일하는 한국 회사에서 저에게 매우 새로웠습니다. 하지만 다른 대륙에서 눈에는 물론 아직 길이 멀다는 역시 명확히 보입니다. 흑인과 아프리카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문화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것에 비해 아시아 문화에 대해서는 비단 저희 회사뿐 아니라 독일 사회 전체적으로 무지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불상입니다. 불교가 국교인 아시아 국가들도 있는 비해 독일의 패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에서는 너도나도 다양한 크기와 색깔의 불상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불상을 사고파는 것이 금지된 나라도 있는 반면, 이곳에서는 부처의 머리만 덩그러니 잘라서 판매를 하거나, 이를 장식 용도로 스파나 마사지 샵에 전시해 놓기도 합니다.

아이들 대상의 성적 고정관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남자는 울지 않는다는 문구는 배제시켰지만, 여전히 파란색과 검정색 계열 제품은 남자아이용, 분홍색과 보라색 계열 제품은 여자아이용이라고 제한해 판매하고 있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언급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독일 회사에서 느낀 다양성을 위한 노력은 저에게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아직 독일 사회의 아시아인이 소수인 것도 사실이지만,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 광고나 매체의 경우에는 아시아인들이 종종 등장하고 있습니다. 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 앞으로도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겠지요. 독일 회사 출근 첫째 날에 위에 언급했던 질문이 인상 깊어 짧게 만들었던 영상 일기를 첨부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더욱 재미있는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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