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취업 vs 한국 취업, 나는 어느 쪽이 잘 맞을까?
- 멘토
- [미국] 안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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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가서 취업하는 것이 과연 내게 잘 맞을까,
혹시 그곳에 가서 적응을 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으로 해외 취업을 망설이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도 생각보다 오랜 시간 동안 해외 취업을 꿈꿨으나 이런 망설임으로 차일피일 미뤄져
딱 서른 살이라는 나이에 떠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업무 평가도 좋았고, 승진도 비교적 수월하게 하던 한국생활을 모두 접고
초기 정착을 위해 많은 금전적 투자를 하고 간다는 부담감이 컸습니다.
아래는 제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주관적으로 별점을 만들어 봤습니다.
적극성 필요의 경우 사람에 따라 단점으로 느껴질 수 있어 세모로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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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한국 |
적극성 필요 |
🔺🔺🔺 |
�� |
업무 안정성 |
⭐ |
⭐⭐⭐ |
수평적 업무 문화 |
⭐⭐⭐ |
⭐ |
자유로운 분위기 |
⭐⭐⭐ |
⭐⭐ |
조직 안정성 |
⭐⭐ |
⭐⭐⭐ |
1. 적극성 필요
저의 앞선 글처럼 진취적이고, 적극적이며 내 의견을 긍정적으로 잘 전달할 수 있는 성격, 또한 나의 업무만 끝내는 것이 아닌 업무의 전체적인 흐름을 생각하며 일을 이끌어 내는 업무습관을 갖춘 분이 적합할 것입니다. 수평적인 업무 분위기에 맞춰 내 일에 직접 책임을 지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미국은 사수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으며, 상사(매니저)가 있다 한들 내 업무를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매니저의 역할은 당신이 해야 할 일을 분배해 주며, 잘한 일을 잘했다고 평가하고,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정확히 평가합니다. 다만 가끔 내 업무에 피드백을 주면서 자발적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객관적 시각을 종종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제가 회사를 다닐 때 매니저에게 좋지 않은 피드백을 들었던 말이 "나는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고 싶지 않다"라는 말이었습니다. 마이크로 매니징(micromanaging)이란 일을 분배해 주고 목표를 제시하여 그 안에서 팀원들이 알아서 일을 하게끔 하는 것이 아닌, 하나하나 확인하고 간섭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국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일일이 보고를 해야 했고, 상사에게 보고하지 않으면 오히려 업무공유를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기에 저도 모르게 들었던 습관인데, 이곳에서 정 반대의 평가를 받아서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2. 업무 안정성
한국은 회사가 주는 가이드라인 안에서 매일 성실하게, 그리고 꾸준히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아주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미국은 그런 성실성을 약과 하는 면이 조금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미국은 회사 내에서도 변동이 많이 일어납니다. 내가 맡은 업무분야가 하루아침에 바뀌게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죠. 한국에서 오신 분들 중 이런 내가 "애초에 계약하지 않은 업무"를 맡는 것을 많이 스트레스 받아하시고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일단 해보고, 나의 업무능력에서 많이 벗어난다 싶으면 매니저에게 보고해서 다시 일을 덜어냅니다. 반대로 그걸 내가 소화해 내면 그것이 내 능력이 되고 다음 승진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 됩니다. 못하면 승진에서 누락되고 점점 쌓이면 해고 대상이 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스트레스가 많이 발생합니다. 나도 모르게 압박감이 생기죠. 어찌 보면 일단 바꾸고 나중에 생각해 같은 느낌인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라 생각될 수도 있지만, 미국인들에게 안되면 고칠 수 있어 얼마든지~라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한국은 미국에 비해 그런 업무 변동이 있으면 우선 부서와 직책을 바꾼다든지 하는 것이 먼저 있기 때문에 그런 혼란스러움은 적은 편인 것 같습니다.
저는 회사에 입사를 할 때 업무를 딱히 특정지어서 입사한 것이 아니고, 면접을 볼 때 나중에 매니저도 하고 싶어! 라는 이야기를 해서 그럼 매니저 업무를 위해 이것저것 배워보는 게 좋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업무 내용이 계속 바뀌는 스트레스는 적은 편이였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정말 업무에 짓눌릴 정도로 일이 많아졌고, 이제는 정말 못 버티겠다... 싶을 때쯤 급여를 40% 정도 파격적으로 올려주어 갑자기 확 숨통이 트이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 미국 매니저들은 업무에 관여 안 하는 듯이 보일 수도 있지만 실은 다 얼마나 일을 하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고 관리하고 있구나, 하는 걸 깨달았습니다.
3. 수평적 업무문화
일단 미국에서는 영어로 대화하기 때문에 존댓말이 필요 없고, 영어 표현 자체가 한국어에 비해 직관적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국에 비해 수평적 문화가 형성되는 배경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찌 보면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업무에 쓰는 쿠션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대화가 격해지거나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저도 이메일로 임원급인 외국인 브랜드 매니저와 업무적 설전을 벌인 적도 있습니다. 의외로 그런 일은 종종 있고, 그렇게 업무에 대해 토론하는 것에 대해 비교적 너그럽게 수용하므로 서로 업무를 다시 이해하고 좋게 마무리하였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상급자의 업무지시를 따라줘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 않다간 어느 날 갑자기 해고가 될 수도 있거든요.
한국은 요즘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수직적이고 회식을 함께해야 하는 문화가 아직 많이 있지요. 미국에서는 업무 시간 내 CEO 허락받고 하는 "파티"는 있어도, 끝나고 해야 하는 "회식"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4. 자유로운 분위기
미국은 딱딱하게 느껴지는 규율이 적습니다. 특정 직업군에서 더 프로페셔널한 분위기를 요구하게 되면 복장 규율이 생기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인들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저희 사장님은 출산을 하고 신생아를 데리고 와서 매일 아기를 안고 일을 했습니다. 미팅도 아기를 안고 할때가 많았습니다. 또 키우는 개를 가끔 데려와 하루종일 같이 일하는 사람, 복장에 노출이 많아도 아무도 그것을 바라본다던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제가 일했던 곳이 캘리포니아여서 더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출퇴근 시간도 시간 단위로 일하는 사람이 아닌 연봉을 받는 샐러리라면 나름 자유로웠는데, 출퇴근 시간이 많이 어긋나면 업무 공유나 미팅이 힘들어지므로 대부분 적당히 맞는 시간에 출퇴근을 하였습니다.
5. 조직 안정성
미국의 사내 조직은 한국에 비해 수직적이지 않기 때문에, 어떤 부서에 하급자에게 전달해서 상급자에게 잘 올라갔겠거니 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공유해야 할 이슈가 있다면 꼭 알아야 하는 상급자에게 메일을 보내고, 확인을 받아야 했습니다. 여러 명이라면 여러 부서의 상급자에게 보내고 꼭 확인을 받아야 했습니다. 크고 작던지 간에요. 한 개의 부서에 전달을 했으니 그다음 부서에 알아서 전달해 주겠거니 하면 절대 일이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또한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상급자의 일은 엄청나게 많아집니다. 어떻게 보면 월급 받는 만큼 일이 많아지는 것이 되겠지요. 그래서 미국에서는 진급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많고 "선택적"으로 보는 경향이 큽니다. 한국의 경우 애초에 일이 흘러가는 조직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한곳에 넘기면 순차적으로 잘 넘어가는 인프라가 효율적이었구나, 하고 미국에 와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느꼈던 주관적인 조직별 업무 공유 방법의 느낌을 정말 단순하게 그림으로 표현하면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주관적으로 느낀 미국과 한국 회사의 차이점을 말씀드렸는데요, 어느 쪽이 잘 맞을까도 미국행을 택하기 이전에 분명 생각해 보실 만한 문제겠지만 미국과 한국의 다른 점은 어떤 것이고, 그것에 어떻게 적응을 하면 좋을까. 이런 생각으로 접근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