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년 미국 인턴으로 내가 원하던 업무를 체험할 수 있을까?
- 멘토
- [미국] 안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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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멘토링을 진행을 하면서, 미국으로 가면 내가 원하던 직무를 바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해서 1년 동안이나 보내는 미국에서 과연 내가 원하는 업무를 할 수 있을지,
내가 원하는 체험을 할 수 있을지 여쭤보신다면 "인턴" 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하지만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내가 원하는 업무 체험도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도 그렇겠지만 미국은 더더욱 "인턴" 은 그냥 회사 자체를 체험하는, 즉 조직문화와 간단한 직업체험이 주 목적입니다.
사전적 의미로도 "직업 경험을 얻기 위해 무역이나 직업에서 때때로 무급으로 일하는 학생이나 훈련생" 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단순히 일을 체험할 수 있게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죠. 그래서 미국에서는 인턴은 무급으로도 흔하게 고용됩니다.
하지만 저는 비록 인턴이라 할지라도 적극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업무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도전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나중에 비자 연장과도 많은 연관이 있고, 또한 단순히 회사 내부적 잡일만 하는 것과 반대로 외부적으로도 연관되어
실무를 하며 일을 하는 경험과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 오셔서 잡일만 하고 돌아가신다면 너무너무 아쉽겠죠?
그럼 실무에 더 가깝게 다가서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1. 면접 시 회사와 "확실하게" 업무 내용에 대해 결정하였는가?
생각 외로 면접을 볼 때 업무내용에 대해 확실하게 결정하지 않고 가는 지원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요구 사항을 말하게 되면, 면접에 불리하게 영향을 끼칠 것을 걱정하거나 혹은 시키는 대로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인상을 줄까 봐 염려하는 생각 때문에요.
하지만 지원자분도 적지 않은 금전과 시간을 들여 미국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셔야 합니다. 나는 아직 업무 경험이 아무것도 없으니까 시키는 것을 하자, 그리고 회사에서 알아서 잘 이끌어주겠지. 라고 생각하시면 1년 내내 내가 원하지도 않은 잡무에만 끌려다닐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미국은 그렇게 끌어주는 시스템이 있지도 않을뿐더러, 특히 회사에서도 고작 1년 하는 인턴을 잘 이끌어 주겠다. 라는 행동은 잘 하지 않습니다. 업무 인계자 입장에서는 가르치려는 시간을 들여봐야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 "내가 하고 싶은 일" 은 그곳에서도 수요(자리)는 적고 공급(지원자)가 많은 일입니다. 미국 내에 지원하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굳이 인턴에게 가르치지 않아도 회사에서는 충분하다고 쉽게 생각합니다.
때문에 면접에서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업무에 대해 스스로 적극적으로 어필하셔서 정말 내가 그곳에서 원하는 업무를 실제로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전 업무를 하기 전에 수습 기간이 있다면 그 기간이 얼마나 될지를 확실하게 정하고 가셔야 합니다. 구두로라도 약속을 하고 가신다면, 미국에 가셔서도 계속 내가 원하는 실무 자리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되니까요.
2. 내가 진짜 실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역량을 갖췄는가?
실무를 할 역량이 없는데, 회사에서 실무를 맡길 수 있을까요?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인턴이니까 가르쳐주면서 실무를 맡겨야지, 라는 생각을 하신다면 - 제가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미국은 구체적으로 그런 시스템이 없습니다. 인수인계 정도의 가르침만 있습니다.
그럼 알려주지도 않는 실무 역량을 어떻게 쌓나요? 하신다면 - 일단 영어 스피킹, 덤으로 영어 메일 쓰는 능력이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다면 다른 분들에 비해 훨씬 쉽고 자연스럽게 역량을 쌓으실 수 있습니다. 초반의 업무 난이도는 영어를 제외하고 그리 높지 않습니다. 제가 경험하기로는 한국인 대부분이 꼼꼼하고 책임감이 강하기 때문에, 이곳에 있는 현지인들보다 업무 능력이 상향 평준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다만 항상 아쉬운 것은 언어능력이었죠.
영어를 자연스럽게 말하고 읽을 수만 있다면, 굳이 누가 설명해 주지 않아도 쉽게 업무 흐름을 파악하실 수 있고, 그러면 나중에 업무를 "예측" 하실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잘 예측한 업무를 최종 결과물까지 잘 흘러가게 만든다면, 일단 업무 역량의 중요한 기초를 잘 닦아놓으신 게 됩니다.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적인 내용과 실무가 실제로 흘러가는 방법은 매우 다릅니다. 일단 이론대로 절대 되지 않을뿐더러 변수도 많고, 일이 잘 흘러가게 한다는 건 업무적 센스가 얼마나 있느냐가 많은 역량 차이를 만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점점 일을 알아서 잘 하게 되면 회사에서도 아, 이 사람이 일을 빨리 배우는구나 내가 조금만 더 일을 맡기거나 가르치면 좀 더 높은 수준의 업무도 소화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차츰 실무에 가까운 업무를 주게 됩니다. 인턴의 시간은 1년밖에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실무에 가까워지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업무를 잘 하고 있는데도 회사에서 계속 잡무만 준다고 느껴지는 경우 가능하시다면 직접 사장님과 혹은 임원급의 사람과 면담을 요청하셔서 다시 한번 적극적으로 말씀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렇게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을 오히려 좋게 생각할 테니까요. 설령 좋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내가 애초에 약속했던 것,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말하는 것은 이곳에서 당연한 일이자 나의 권한입니다.
3. 면접에서는 실무를 주겠다고 했는데, 결국
실제적으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 이직하자!
물론 이직은 정말 쉽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특히 고작 1년여의 비자를 가지고 이직을 하기는 더욱 어렵고요. 인턴 이직이 어렵다는 걸 알고 내가 원하는 실무에 대해 타협을 해주지 않는 회사, 그리고 회사 입장만 생각하며 인턴을 쓰는 회사도 생각 외로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인력난을 겪고 있는 시기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과거에 비해 요즘은 여러 회사에서 항상 사람을 구하고 싶어하고 심지어 자발적으로 영주권을 제안하겠다는 구인광고도 심심하지 않게 보입니다.
저는 미국까지 와서 1년 동안 하고 싶지 않은 잡일을 하며 한국에 돌아가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실무에 다가서지 못하는 내가 영어실력이 과연 얼마나 늘까요? 혹은 고작 1년여의 경험이 한국에 돌아가서 취업을 할 때 얼마나 어필이 될까요? 영어가 늘어나는 게 정말 더디다면, 그럼에도 내가 하고 싶은 업무를 3~4달이라도 체험해 보는 게 남는 것이 아닐까요? 단순히 "회사 체험" 만 하시겠다면, 그건 굳이 미국에서 한인회사를 다니시면서 하실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비자 연장 및 미국 정착을 목표로 왔는데, 7~8개월쯤에도 회사와 협의가 되지 않는다면, 서둘러 다른 회사를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이직할 회사와 확실하게 결정하기 전에 기존 회사를 관두시거나 관두겠다고 말하는 것은 안됩니다. J1 비자는 일을 하고 있을 때만 유지가 되고, 또 현재 회사와 관계가 극단적으로 변하면 옮기게 될 회사에도 평판이 안 좋게 소문나게 되기 마련입니다. 미국은 당일 통보로 바로 해고가 가능한 곳입니다.
먼저 이직을 진행하기 앞서, 스스로 한번 이직할 회사를 찾아보시거나, 혹은 한국에서 면접을 진행한 회사에 연락을 하셔서 다시 제안을 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직할 회사와 업무 내용 및 비자 연장에 대해 협의가 되었다면, 그다음에 에이전시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에이전시에서 다른 회사를 소개해 주겠다는 오퍼가 있다면 (사실 에이전시에서 다시 오퍼를 주는 경우는 드뭅니다. 에이전시도 회사들과 관계를 좋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옮기는 데 도움을 줬다고 하면 기존 회사와 사이가 안 좋아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 복잡한 추가 서류작업 및 추가 비용이 드는데, 이 부분은 꼭! 에이전시와 상의를 하면서 빠르게 진행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정보를 더 얻고 싶으시다면 구글에 J1 비자 트랜스퍼를 검색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내가 원하는 실무를 하기 위해선 내가 실력을 먼저 갖추고, 그리고 회사에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방향으로 가야지만 혹은 회사를 옮기겠다는 실천력까지도 있어야 1년여의 인턴 기간 동안에 실무를 "어느 정도 체험" 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회사가 날 이끌어주지 않는다,라는 생각만 갖고 있다면 그저 내가 미국에까지 가서 1년 내내 수동적인 사람이었다는 것만을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콘텐츠를 쓰려고 시작하면서 다른 미국 취업 경험자들이 말씀해 주지 않는, 좀 예민할 수도 있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단순하게 어떤 체험을 했고, 나는 이렇게 정착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얼마든지 검색해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미국 인턴 준비를 위해 정말 많은 정보를 모으고, 많은 체험담을 읽고 최대한 많은 준비를 해 갔지만 정작 실전에서 느껴지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대비를 하지 못해 중간에 힘든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저는 나름 미국 정착에 성공을 한데다, 누군가 미국 인턴에 도전한다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싶지만 동시에 제가 정착을 위해 많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것과, 또 힘든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만일 내가 의도했던 성공을 미국에서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여기서 이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던 분들이라면 제가 미국에서 얻게 된 소중한 교훈도 같이 얻으시리라 생각합니다 - 실패를 실패로 여기지 않는 것, 나는 계속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실패가 아닌 성장의 경험이, 다음의 더 큰 성장으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