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인도에서 꽃 피우기

멘토
[인도] 이우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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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글 때문에 저는 산업인력공단의 멘토 자격을 신청했습니다.

1~4편은 인도에 취업하여 근무하기 위한 일반적인 이야기들입니다. 솔직히 인터넷에서 구글링 몇 번이면 긁을 수 있는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이야기해 드린 부분은 제 기억과 경험에서 오는 몇 년 전 내용이라서 인터넷상의 자료가 더 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2013년부터 금년 1월까지 인도에서 근무했고, 다시 내년에 인도에 주재원으로 나갈 예정입니다. 그동안 인도에서 근무하는 한국인들을 보고 안타까웠던 것 몇 가지만 언급하겠습니다.

 

 

 

1. 인도에서 일단은 오래 근무하십시오.

2. 한국 커뮤니티와는 적당히 거리를 두십시오.

3. 안주하기에는 인도는 너무 크고 할 일이 많습니다.

 

 

 

  

1. 인도에서 일단은 오래 근무하십시오.

 

보통 20대 중반~30대 초반의 한국 친구들이 인도에 와서 근무하면 3년 정도 하다가 삶의 여건이 더 나은 주변국(특히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로 가거나, 인도에서의 경력을 살려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나름 급여도 개선되고 생활 환경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좋아질 것입니다. 그런데 그만큼 생활비도 올라가고, 기존에 배운 업무가 단절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딱 마흔 살 정도까지 인도에서 더 해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인도에서의 구력이 최소 7년 정도는 됩니다. 그 정도면 현지채용으로 근무했던 친구들은 주재원 자리의 오퍼가 들어올 것이고, 운이 좋다면 인도에 신규로 진출하는 한국 회사의 법인장 자리에도 어필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영업 쪽이나 재무, 기획 쪽으로 경력을 쌓았다면, 동종업계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오퍼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3년 정도의 인도 경력을 가지고 움직이기보다는 최소 5년 정도 인도에서 일한 후 제값 받으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저는 현채로 시작해서 주재원을 거쳐 법인장까지 해보니, 매년 10% 이상 임금이 인상되었습니다. 물론 몇 번 이직의 과정이 있었고, 경력이 쌓이고 직급도 올라간 것도 있지만, 그것들을 감안하더라도 큰 폭으로 인상되어왔습니다.

 

 

 

2. 한국 커뮤니티와는 적당히 거리를 두시라.

 

한국도 그립고 말도 잘 안 통하고 생활수준도 다르니 아무래도 인도에서도 한국 사람들을 사귀게 됩니다. 또 업무적으로도 얽히는 게 많다면 그렇게 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왕 인도까지 왔으면, 인도 친구들을 사귀는 게 훨씬 낫습니다. 제가 LG전자 인도 연구소 현지 채용에서 유럽계 회사로 이직할 때 중간에 다리를 만들어 준 친구는 인도 친구였습니다. 또 삼화페인트 남인도 법인장시절 제조공장이 필요할 때 기꺼이 공장 한 켠을 내어준 친구 역시 인도 친구였습니다. 물론 한국 커뮤니티에서 형, 동생들을 사귀며 주말에 같이 골프도 치고, 회포도 풀면 맘도 편하고 좋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간을 인도 친구들과 어울리면 인도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지고, 예상치 못한 여러 기회들도 주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다만 앞서 이야기했듯 본인의 경력이 한 분야에서 5년이 될 때까지는 섣불리 움직이지 않아야 합니다.

제가 인도에서 만난 한 지인은 인도에서 현채 생활을 하다 코로나로 인하여 회사가 문을 닫자 한국으로 복귀하였습니다. 하지만 인도에 있는 동안 현지에서 인도인 여자친구를 사귀고 현재 결혼하여 잘 살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들이 한+인도커플로 사는 모습을 유튜브에 올려서 30만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인도에 나가시면 인도에 녹아드시는 게 낫습니다.

 

 

 

3. 안주하기에는 인도는 너무 크고 할 일이 많습니다.

 

인도에서 7년쯤 되면 확실히 주재원으로 자리를 잡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될 것입니다. 일도 손에 익고, 인도 생활도 익숙해져서 별로 한국이 그립지도 않게 됩니다. 오히려 운전할 필요도 없고, 가사 일을 할 필요도 없고, 요리도 신경 쓸 필요가 없고, 굳이 가격을 따지며 쇼핑할 필요가 없는 인도생활이 더 편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그런데 이 즈음에서 안주하기에는 인도란 곳은 크고 기회도 넘치는 곳입니다. 이럴 때 주말마다 골프장에 가서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외국어라도 한가지 더 익히면 본인의 지평이 넓어질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인도에서 일본어를 할 줄 알면 꽤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80~90년대 일본은 우리의 MZ세대가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대단한 나라였습니다. 제가 자라던 80년대에 한국과 일본은 비교 자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그때부터아니 그 이전부터 일본은 해외에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예를 들면 82년 인도의 자동차 산업에 투자한 스즈끼는 현재까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일본 쪽 매출보다 인도에서의 매출규모가 더 큽니다. 이륜차 쪽은 몇몇 로컬 브랜드들이 있지만, 아직도 혼다를 비롯한 일본 브랜드들이 선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인도는 기피 지역입니다. 그래서 30년전에 투자해놓은 현지법인들을 끌고 갈 인력이 부족합니다. 일본의 전체적인 인구감소현상과 현 일본 중추세대는 잃어버린 30년동안 자신감도 잃어버린 결과입니다. 이런 틈을 파고들면 정말 해볼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로 자동차 쪽에서 일했기 때문에 이렇게밖에 보지 못한 것 일수도 있습니다. 만약 본인이 토목, 건축 같은 인프라사업에서 일한다면 인도는 정말 맨땅이라 해볼만한게 많을 것입니다. 5년쯤 지나고 인도생활이 루틴해질즈음부터는 본인이 인도에서 더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꾸준히 하십시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는 그때의 본인들이 제일 잘 알 것입니다.

 

 

 

 

정말 해먹을 게 많아서, 최소한 본인의 인생은 보장되는 것이 인도에서의 생활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내 경쟁자를 만들 수도 있다는 얄팍한 생각도 해보지만, 진정 인도인들을 상대로 사업을 한다면 인도는 충분히 모두를 품을 수 있을 만큼 거대하고, 관대합니다.

 

그동안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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