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영어만으로 일본어 취업 될까?
- 멘토
- [일본] 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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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안녕하세요. 강지현 입니다. 2019년 외자계에 신졸로 입사했습니다. 그 후로 약 3년 반동안 일본에 있는 공장에서 디지털 프로세스
엔지니어로 공장 내 프로세스 개선, 자동화, 데이터 분석 대시보드 개발 등을 맡았습니다.
회사 소개 및 다양성 비율
외자계에 다니고 있습니다. 판매하는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제조업 회사, 특히 공장에서 근무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남초긴 하지
만 외국인은 의외로 많은 편입니다. 현지 신졸 채용으로 입사한 외국인들도 있고, 엔지니어들, 시니어 매니저들은 다른 나라에서 주재
원으로도 많이 오기 때문입니다. 저희 팀의 외국인 팀원 비율은 많았을 때는 팀의 절반이 외국인, 지금은 팀 전체의 30프로 정도가 외
국인입니다. 이메일이나 채팅은 영어로 하지만 직접 말해야하는 회의나 트레이닝에서는 일본인들에게는 일본어를 씁니다. 일본어를
못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회의에서는 기본적으로 영어를 씁니다.
" 그래서, 외자계면 영어만 해도 일본 취업 될까? "
외자계라는 특성상, 그리고 한국인들이 대체적으로 일본인들보다 영어 사용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가끔 일본 취업을 희망하시는 분들
이 ‘영어만 잘해도 일본 취업 할 수 있을까요?’라고 여쭤보십니다. 저는 이 회사에 지원할 때 면접의 60퍼센트는 영어로 진행했고, 40
퍼센트는 일본어로 봤습니다. 중요한 이야기는 영어로 했지만, 일본에서 오래 일할 의지, 지금은 일어를 잘 못하지만 앞으로 할 의지
와 가능성을 어필하기 위해 되도록 일어를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들어와보니 실제로 저희 회사에서는 짧게는 1-2년, 길게는 20년간 일본에서 일하면서도 영어(와 모국어)만 쓰면서 일에 아무런 지장
없이 성과를 내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a. 업무와 포지션에 따라 다르다. 네요…
경력직으로 입사하거나 주재원으로 일본에 올 시, 영어만 해도 되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일단 주재원으로 오게 되는 포지션 대부분이
언어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업무 능력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오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내 레벨이 시니어로 올라갈수록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영어로 일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고, 본사와 커뮤니케이션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신입 레벨로 입사하게 되더라도 내가 어떤 포지션으로 가게 되느냐에 따라 일본어를 못해도 지장이 덜한 곳에 가게 될 때도 있습니다.
가장 간단한 예로, 직속 상사나 팀장이 일본어를 못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영어를 많이 써야겠죠?
b. 하지만 그런 자리들이 정말 취업 문턱이 낮은 블루오션일까요?
일본인도 많이 뽑으면서 거기에 외국인도 많이 뽑을 여력이 되는 외자계 회사들은 기본적으로 해외에 본사가 있는 대기업일 확률이
높습니다. 나만 알고 가고싶은 곳이 아니라 일본 현지 취준생들도 가고싶어하는 곳일 확률도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만 해도 괜
찮은 자리, 일본어도 약간 해야하지만 영어를 아주 잘해야하는 자리에는 영어/일어 다 하는 일본인 바이링구얼들이 지원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취업시장에서 나의 잠재적 경쟁 상대들의 레벨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참고 사이트 :
https://careerforum.net/en/
일본인 해외 유학생, 영어-일어 바이링구얼을 대상으로 하는 ‘보스턴 캐리어 포럼’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 포맷
영어/ 일어 6:4정도인 것 같습니다.
채팅이나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은 전부 영어로 합니다. 일본어를 못하는 / 쓸 필요가 없는 수신자들이 이메일 체인에 들어가있는 경우
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실용성의 이유때문입니다. 일본어로 이메일을 쓰려면 일단 ‘오츠카레사마데스’, 라던가 ‘이츠모 오세와니 낫
데 오리마스’같은 형식적인 인사말부터 써야하는데요. 바빠죽겠고 나는 일본어 타자도 잘 못 치는데 언제 그걸 한 자씩 쓰고 있겠습니
까? 저희 회사는 영어로 쓰면 부장님에게도, 사장님에게도, (메일을 써본적은 없고, 앞으로도 없길 바라지만) 본사 씨이오에게도 Hi
길동, 심지어 그냥 길동, 만 써도 됩니다.
*주의할 점 : 모든 외자계 회사가 직급 관계 없이 이렇게 이름만 달랑 써서 보내도 ‘괜찮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일본에 있는 다른 외자
계에 다니시는 분들, 일본계 회사에 다니시는 분들과 대화했을 때, 사내에서 통용되는 이메일 매너에 대한 인식이 아주 달라서 놀랐
던 적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 다른 회차에서 사내 네트워킹과 함께 다루고 싶습니다.
하지만 일본인들과 회의를 하거나, 대면해서 할 이야기가 있으면 당연히 일본어로 말합니다. 만약 회의 내에 일본어를 못하는 외국
인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회의는 영어로 진행합니다.
" 그러면 외자계에 입사하고 싶은데 영어/일어는 얼마나 잘하면 좋을까요? "
잘하면 잘할수록 좋지만, 기본적인 업무 진행에 지장이 없다고 하면, 원어민처럼 외국어를 못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영어는 하루종일 사용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원어민처럼 한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고, 오래 써오기도 했고, 어짜피 거의 대부
분의 화자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뜻만 통하면 되는 브로큰 잉글리시도 그럭저럭 통하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어는 위
에서 설명드린 것 처럼, 회사에서 이메일이나 채팅, 서류같은 쓰기가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은 전부 영어로 하기 때문에 말하기와 듣기
실력을 키우는데 집중했습니다. 3년정도 일하면 지금은 1-2시간정도의 회의를 진행하거나, 기술적인 트레이닝을 일본어로 트레이너
로써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생활적인 면에서는 일본어를 잘할수록 편합니다. 장도 보고, 공공기관에 가서 서류도 내야하고, 운동도 배우고 싶은데 일본
어를 못하면 회사 밖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의 범위가 확 줄어드니까요.
이 글이 일본어를 못하지만 일본에서 취업하고 싶으신 분들, 외국어를 강점으로 일본 취업시장에서 어필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조금이
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저의 사내 네트워킹 이야기를 들고오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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