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직장6년 차, 해외에서 일한다는 건 얼마만큼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 멘토
- [영국] 민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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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국멘토 민윤영 입니다.
첫 콘텐츠로 어떤 주제가 좋을지 고민하다가 제가 왜 영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는지, 그리고 해외에서 일하는 건
어떤 장점이 있는지에 대해 경험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준비해보았습니다!
대기업 건설회사 취업, 그리고 영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이유
2013년 졸업 후, 한국에서 대기업 건설회사에 취업을 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졸업 유예 없이 대학교 졸업 전에 취업을 했고,
많은 이들의 축하 속에 대학생에서 대기업 회사원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너무 많이 장밋빛
이야기만 들었을 수 있었겠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저의 미래는 탄탄대로이고 취업한 회사에 다니는 것이 마치 어떤 어려움이나
난관도 헤쳐나갈 수 있는 마스터키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건설회사에 취업을 하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해외에서 근무를 해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해외 현장으로 발령을 받아 약 4년간 근무를 하였습니다.
해외현장으로 발령을 받아 간 공사현장은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곳이었고, 그곳에서는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주 6일 이상 업무를 수행해야만 했습니다.
그래도 한 회사에서 소속되어 일을 하며 내 밥벌이를 스스로 하고 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껴 힘들기는 했지만 꿋꿋이 해나갔습니다.
몽골 현장 사무실 사진
그러한 소속감은 조금의 티끌도 없이 사라지는 계기가 있었는데, 해외 현장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현장이 위치한
국가의 정치적 용도로 이용되어 현장 직원들이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프로젝트의 재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대처 방안을 만들었고, 현장의 직원들은 최소한의 법무적 지원을 받은 채 조사를 받는 신세에 처해졌습니다.
국가의 정치적 스캔들을 이슈로 무고한 프로젝트가 이용된 경우였기에 결과적으로는 무사히(?) 한국으로 복귀할 수 있었지만,
약 1년 가까이 이 사태를 경험하면서 느낀 바는 회사의 직원들은 하나의 부품같은 리소스로 대우를 하는 한국의 대기업 문화에 대해 큰 반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는 희망퇴직을 대대적으로 실시하였고, 그 계기를 발판 삼아 해외에서 유학을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영국으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쌓여가는 자소서
제 스스로를 과대평가했던 것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다녔던 회사가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있다고 생각했고,
영국에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진행했던 만큼 영국에서의 취업은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기존의 경력 절반만을 인정받은 채 취업을 이룰 수 있었지만,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불안한 시절이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기존에 다니던 회사에서 현재 근무 중인 회사로 이직도 했고, 승진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한국의 회사에서 근무했던 기간만큼, 그리고 보다 더 긴 기간동안 영국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점점 더 영국에서 지내는 생활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과연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취업을 해 생활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점점 물음표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주변에서 한두 명씩 한국 내에서의 이직, 그리고 해외 취업에 대해 운을 떼는 경우가 최근에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다 겪어본 걸 토대로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리고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고 있는 본인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영국살이의 어떤 장점과 강점이 삶의 터전을 옮기고자 했던 결정에 쐐기를 박을 수 있었는지를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영국살이의 장점, 그리고 강점
어느 곳에 사는 것에 대해 장점과 강점을 이야기한다는 건 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기에 온전히 글쓴이의 관점에서 판단된 것임을 먼저 밝히고자 합니다.
장점 1. 내 시간이 많다.
절대적으로 업무 외적인 본인 스스로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 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덕분에 매 끼니마다 식사 자체를 조금 더 신경 써서 준비하게 되고 생존 스킬이라고 여겨지는 요리 실력까지도 늘게 되니까 말이죠.
또한, 배우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기에 조금 더 애착이 가게 되고 취미생활을 더 활발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테니스를 배운 지 1년 반 가량이 되었는데 주 1회 정기적으로 레슨을 받는 것은 물론 천연 잔디 코트와 하드 코드를 주 1~2회 별도로 방문하여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집 근처 테니스 잔디코트 및 골프장 전경
장점 2. 수평적 회사 문화
어느 조사에 따르면 영국은 유럽이나 서구권 나라 중에서 제일 덜 수평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수직적인 문화가 주를 이루는 한국의 직장 문화에서 영국으로 넘어와 생활을 해보면 이처럼 수평적일 수 없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는 건 사실입니다.
개개인에게 어떤 업무를 하라고 지시를 하는 것이 아닌 부탁하는 문화, 그리고 개개인의 의사와 사정을 존중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는 한국과 영국 다를 것 없이 하나의 부속품과 같은 직원일 수 있겠지만, 그 직원 스스로가 느끼기에 본인의 역할이나 업무가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 자체가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점 3. 연차
현재 다니는 회사는 기본 연차 25일에 추가로 15일을 구매하여 최대 40일까지 연차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처럼 몇 년 주기로 연차가 1일씩 늘어나는 건 없지만, 기본 연차 일수가 월등히 많고 본인의 의지에 따라 연차를 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럽 여행 중 찍은 사진들 (밀라노, 테네리페, 미코노스)
장점 4. 영어 문화권
영어 문화권이라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계속해서 영어를 활용하고 접하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나 거부감이 계속해서 줄어든다는 점에서입니다.
이러한 점은 우스갯소리로 돈 벌면서 영어 공부한다고 이야기를 종종 친구들과 나누기도 하는데, 본토 원어민들과 영어로 일을 하고 더불어 업무까지 수행한다는 것 자체가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초반에는언어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말이죠.)
장점 5. 경력 인정 여부
영국 취업을 준비하면서 많이 느꼈던 부분은 한국에서 아무리 경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외국에서 한국 경력을 100%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영국 회사를 다니면서 느낀 점은 영국 회사의 경력은 어느 지역에서든지 100% 인정을받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마도 많은 나라들이 영어 문화권이고, 영국이 오랜 기간 동안 선진국이었기에 그 국가에서 쌓은 경력은 인정해 주지 않나 싶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의 건설 관련 자격증 (토목기사 등)은 영국에서 인정을 받기 쉽지 않지만, 영국에서 취득한 자격증은 세계 어디를 가든지 인정을 해주고 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6년 동안 느껴보았던 영국 직장 생활의 장점을 나열해 보았습니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정말 큰 장점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나온 이야기와 같이 국경 없는 세계가 점점 더 보편화됨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는 직업을 갖는 장소의 개념이 한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로 확장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점점 많이 듭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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