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도 캐나다 공무원이 될 수 있습니다!

멘토
[캐나다] 이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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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멘티 여러분! 2023년 K-Move 멘토단에서 캐나다 지역 멘토를 맡게된 이정은입니다.
 
저는 캐나다에서 언어학으로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지만 정작 캐나다에서 공무원으로 하는 업무는 한국에
서 하던 사내교육 일입니다. 캐나다에서의 전공과는 상관없이 한참 오래된 한국 직장경력을 살려서 캐나다 공무원이 되
었거든요. 제 첫 멘토링 이야기는 제가 어떻게 캐나다 공무원이 될 수 있었는지, 현재 어떤 일을 하는지, 제가 왜 사기업
보단 공기업을 추천드리는지 설명드리려고 해요. 그 전에 간단하게 캐나다 공무원 조직에 대해서 알려드릴게요.
 

 
캐나다 공무원 조직구조
 
캐나다와 영국은 독립적인 별개의 나라이지만 찰스 3세라는 같은 군주를 모시는 국가입니다 (더 적당한 표현이 생각이
안 나네요). 캐나다에 실제적인 정치 영향력이 있다고 보이지는 않지만 캐나다 연방정부 (Federal government), 주정부
(Provincial government)에 모두 영국의 국왕을 대표하는 총독 (Governor General), 온타리오 주정부에는 부총독
(Lieutenant Governor of Ontario)이라는 사람들이 의회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지방(region), 시청, 혹은 타운십 단위의
지방행정부 (Municipal government)는 주정부로부터 권력을 받아 각 지역단위에 맞는 조례 등을 만들어 해당 지역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운영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교통시설과 같은 인프라를 구축할 때는 주정부도 연방정부의 예산을 받아 사용하기도 하고, 시청 단위의 공공기관에서
도 지역에서 나온 세금 중 상당 부분을 주정부에 주고, 필요하면 예산을 받아서 쓰기도 하지만 대게 일반 업무를 담당하
는 공무원들의 경우 ‘연방정부 - 주정부 - 지방정부’라는 구조를 직접적으로 체감할 일이 없답니다. 말 그대로 나는 주정
부 공무원이고 저 사람은 시청 공무원일 뿐, 일로 엮일 일은 특정 부서가 아니면 없다고 보시면 된답니다. 그렇다 보니
공무원 채용, 복지, 연봉, 노조가 모두 다르고 각 기관마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캐나다 연방정부 구조 및 채용방식 

연방정부 대부분의 부처가 오타와에 있지만 일부 부처나 오피스들은 캐나다 전역에 퍼져 있습니다. 또한 주정부나 지방

정부와는 다르게 공무원 공채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캐나다 통계청 (Statistics Canada)과 같은 곳은 대규모 단위로

채시험을 치고, 일정 조건에 부합하는 인력을 통계청 인력풀에 넣어 놓고 각 부서에서 사람이 필요할 때마다 면접을 보

고 채용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합니다. 다만 조직이 크고 부처마다 채용하는 방식이나 일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 보니

공무원 채용 자체에 시간이 너무나 많이 걸립니다. 심한 경우 지원한 지 몇 년 있다가 연락이 오기도 하고, 면접을 다 보

고 정식 오퍼레터를 기다리다가 예산이 삭감되면서 자리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어서 무작정 연방정부 공무원 채용만 기

다리고 있기엔 구직자 입장에선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캐나다 주정부 구조 및 채용방식

제가 4년을 좀 넘게 일했던 온타리오 주정부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교정국 같은 곳에서 매년 몇십 명의 사람을 한꺼번

에 뽑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게는 일반 회사에서 채용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게 ‘이력서 - 스킬 테스트/면접 - 채

용’의 형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대규모 공채가 있다기보다는 구직공고가 뜨면 구직자가 지원을 하는

채용 방식으로 공무원 채용이 진행됩니다. 연방정부보다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서류심사에 대략 2달 정도 시간이 걸리

는 경우가 많지만 우선 서류, 면접이 진행되고 나면 결과 통보까지는 빠르게 진행되는 편입니다. 캐나다에서 가장 큰 주

정부인 온타리오 주정부에만 6만 명이 넘는 공무원이 있다 보니 총 29개의 부처 (Ministry)가 존재하는 만큼 업무도 상

당히 다양합니다. 한국의 동사무소와 비슷한 ServiceOntario 같은 곳도 있지만 보건복지부, 교육부, 환경부, 재경부등과

같이 연방정부와 유사한 구조의 큰 조직이 많고, 선출 장관부터 주수상까지 모두 갖춘 정부 조직입니다.

 

 

캐나다 지방정부 구조 및 채용방식

제가 지금 근무하고 있는 캘거리 시청과 같은 곳이 지방정부에 해당되는데요. 캘거리 시청의 경우 약 13,000명이 근무

하고 있고 매년 3,000명 정도 임시공무원 (Seasonal job)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시청 조직으로 내려오면 주정부처럼 부

처가 존재한다기보다는 부서 단위로 나눠져 있고 시의회에서 예산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만큼 시의회와의 관계가 아주

긴밀하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편인만큼 공채 수준의 대규모 채용은 없지만 업무에 따라서는 수십 명을

한꺼번에 뽑는 자리도 있습니다. 채용 방식도 역시 일반 회사와 같이 ‘이력서 - 시험/면접 - 채용’의 순으로 진행됩니다.

 

                                 캘거리 구 시청

 

 

저는 어떻게 공무원이 되었을까요?

간단하게 말하면 주정부 채용공고에 지원해서 서류에 통과했고, 스토리보드를 들고 면접을 오라고 해서 스토리보드를

만들어서 면접을 봤고, 면접 후에 이러닝 개발에 쓰는 소프트웨어로 직접 한 시간 동안 이러닝을 만드는 시험을 보고 정

규직에 채용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사내교육, 그것도 교육 컨설팅, 교육 디자인 (그래픽과 교수 설계 모두 포함), 교육 개

발 (이러닝이든 비디오든 포맷에 관계없이 교육에 필요한 자료를 만드는 작업), 교육 평가를 모두 할 수 있는 사람 뽑는

게 어렵고, 정부 조직의 다른 포지션에 비해 지원자가 현저하게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캐나다에서 상대적으로 사람을

구하기 힘든 포지션에 지원하시면 그만큼 경쟁자가 줄고 경쟁력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요. 사내교육 분야 중 제가 하

는 분야도 그 중 하나입니다. 

 

 

                                                                면접에 들고 갔었던 스토리 보드 커버 페이지 

 

 

제가 하는 일은요

앞서 잠시 설명드린 것처럼, 저는 온타리오 주정부에서도 공무원을 교육시키는 업무를 했었고, 지금도 시청에서 비슷

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워크숍이나 이러닝 제작을 외주에 주고 외주업체를 관리하는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각 부처 사람들을 만나서 교육이 왜 필요한지, 교육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교육요구 분석을 합니다. 분석된 내용

을 통해 교수 설계를 제안하고 각 부처에 담당자와 함께 교육 프로그램이나 자료에 들어가는 모든 것을 직접 디자인하

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피드백을 받고, 실제로 개발에 들어가서, 론칭하고 평가하는 일 모두를 담당합니다. 주정부에

서는 팀의 특성상 온타리오 주정부에 있는 모든 곳에서 들어온 교육 요청을 바탕으로 일을 했다면, 시청에 와서는 도시

개발정책 개발 부서와 다운타운 개발 정책 부서에 있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디자인하는 업무를 주로 하

고 있습니다. 따라서 소프트 스킬 (컨설팅, 협상, 논의, 커뮤니케이션 등)과 하드 스킬 (이러닝/비디오 제작, 파워포인트

및 문서 제작, 교유 결과 분석 등)이 모두 필요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온타리오 주정부시절 만들었던 시스템 런칭관련 비디오

 
저처럼 이렇게 교육 개발 사이클을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러닝이나 비디오만 개발하는 일만 하
는 분들, 그래픽 디자인이나 웹 개발만 하는 분들 등으로 업무가 세분화되어 있는 곳들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의 범위
와 조직의 크기에 따라 컨설팅만 하는 사람, 개발하는 사람, 디자인하는 사람이 나누어져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교
육 개발 사이클 전체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경우 이런 조직을 공략하는 것이 유리할 것입니다. 참고로 사내교육을 개
발하는 전문 업체들은 업무가 세분화되어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제가 공무원을 사기업보다 추천드리는 이유는요
캐나다 은행에도 다녀보고 공무원도 해본 결과 저와 같은 이민 1세대, (아직도 이렇게 말해야 해서 슬프지만) 주류가 아
닌 비주류인 사람들에게 그래도 공무원 채용 방식이 좀 더 공정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공무원 채용 평가 방식은 이후에 나오는 에피소드에서 풀어보도록 할게요).
무엇보다 공무원 조직이 커질수록 ‘다양성’을 존중하려는 움직임이 훨씬 강하고 일부 법제/강제화 되어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에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돼요.
무엇보다 대부분의 공무원 보직에 노조가 있기 때문에 한번 채용되고 나면 다른 곳 보단 채용 안정성이 높은 편이라는 것도 외국인 입장에선 마음이 좀 더 편안한 측면이 있고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잘 쓰셔서 서류에 통과하시면 (공무원 채용에 맞게 잘 쓰는 방법이 따로 있습니다. 추후에 알려
드릴게요) 면접과 시험을 통해서 보직에서 요구하는 실력을 실제로 평가하기 때문에 저처럼 경력이 단절된 경우도 취업
이 가능했다는 점이 일반 사기업과 차이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국 경력은 쓸모없고 무조건 캐나다에서 취직
이 잘되는 일을 배우거나 해야 한다는 조언이 늘 옳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 캐나다 공무원은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있어야 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가끔 보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연방
정부의 경우, 극도의 보안이 필요한 분야등과 같은 특수 분야는 시민권자 이상만 일할 수 있는 자리들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많은 공무원직의 경우,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비자만 있다면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없어도 공무원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무원으로 채용되었다고 해도 회사에서 영주권 진행을 스폰서해주진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간
혹 워홀 비자로 들어가시는 분들 이야기도 들었고, 워킹 비자로 들어오신 분들도 계십니다. 이는 정부단위의 공무원 뿐아니라 공공기관에도 해당됩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이 제 동생이라면 캐나다 공무원 취업에는 이런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캐나다 공무원으로 취직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인턴이나 계약직으로 출발하는 것입니다만, 비용을 고려했을 때 워홀,
석사 유학 등 근로소득이나 장학금을 받으며 캐나다 경력을 만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캐나다는 흔히 ‘캐나다 경력’이 있
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하는데요. 거기에 네트워킹과 공부도 포함되거든요. 캐나다 석사 유학을 추천드리는 이유는, 전공
에 따라 다르긴 해도 대게 장학금을 줄 수 있는 인원만큼만 뽑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석사나 박사 후에 영주권으
로 이어지는 과정이 쉬운 편이라는 장점도 있구요. 연방정부의 경우 보직에 따라 다르기 해도 사무직에 계시는 많은 한
인 분들이 대게 석사 이상 학력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저도 업무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기는 해도 캐나다
에서 공부를 했다는 게 제 경력의 공백을 메꾸는 데 크게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제 동생이라면, 한국이 싫어서 혹은 지금 다니는 회사가 싫어서 해외에 무작정 나가기보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시고 나가라고 말씀드릴 거 같아요. 살다 보면 도망을 쳐야 하는 순간도 물론 있지만 내가 원하는 바가 뚜렷하지 않으
면 후회하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저처럼 해외에 한 번도 나가본 적 없는 상태에서 해외에 살게 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해
외살이 자체가 옳은 일인가 고민하는 경우도 생기고요.
 
그럼에도 해외에, 그것도 캐나다에 꼭 와서 일하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다음 편엔 저의 취업 실패담을 공유하려고 합
니다. 제 실패에서 많이 배우시고 성공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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