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도 레벨이 있다? - 영어의 레벨업 단계 및 몇가지 팁 대방출
- 멘토
- [영국] 민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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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습득한다는 것이 문화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까지 이해를 해야 더 빠르다는 것을 영국에서 생활을 하면 할 수록 더더욱 깨닫게 되는데요. 그렇기에 우리가 그런 문화적 사회적 배경 없이 한국에서 오지게 공부하고 시험 봤던 영어가 현지에 오면 잘 적용이 안 되는 것도 이런 이유가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사진 출처: 네이버 블로그 (소미영어)
사실 한국에서 영어를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초등 영어교과 시대를 연 세대), 영어 과외 선생님으로 가르쳐도 봤고, 영어 실력을 더더욱 늘려보고자 여러가지 수단과 방법을 다 적용해봤거 (미드 보기, 전화영어, 섀도잉, 외국인 회화, 통째로 책 외우기, 일기 쓰기 등), 그래서 오래전이긴 하지만 수능, 오픽, 토익 같은 국내 영어 시험을 말하자면 다 높은 점수를 얻었기에, 스스로 한국 영어 시험에는 어느 정도 도가 텄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참고: 실제 가장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 것은 책 통째로 외우기와 외국인 회화, 가장 효과가 미미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미드 보기와 섀도잉 - 누군가 이걸로 실력이 올랐다면 '추측건대' 이 두개만으로 엄청난 효과를 보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함, 다른 것을 메인으로 하면서 이건 부수적이었을 것이라고 봄).
사진 출처: 엔구 화상영어
어쨌든 저는 전형적인 한국인답게 시험에서 고득점인데도 뭔가 영어가 원하는 수준까지는 안 되는 것 같아 답답하고 늘 고민이었는데 그 나머지를 영국에서 채우며 나름 언어 체득에 깨달음을 얻은 부분이 있어 이에 대해 공유를 해보면 좋을것 같아서 해당 콘텐츠를 준비해보았습니다.
보통 언어 습득 단계를 분석해 놓은 책들을 보면 정체구간이 있다가 한 번에 팍 오르고, 그다음 또 정체구간이 있다가 한 번에 팍 오르고 이런 식으로 설명을 해놓았는데요. 개인적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른바 실력의 점프를 하는 것은 어느 정도 단계까지 이르게 되면 한계에 다다르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 영어 관련 콘텐츠는 영어 활용에 따른 레벨을 제 기준에 맞춰 정리를 해보았고, 관련된 팁을 드리고자 준비해보았습니다.
사진출처: https://sites.udel.edu/
Level 1. 여행영어
보통 해외여행을 생각해보면, 누구나 바디 랭기지와 적당히 학창 시절 배운 회화 영어를 사용해서 지낼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외국이라고 나가 있긴 하지만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대부분 모국어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들도 먹고살기 위해 필요한 영어만 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서로 간단한 단어로도 대화가 잘 되는 편입니다. 오히려 여행지에서는 유창한 영어가 더 안 통하는 경우가 경험상 많더라구요. 이를 미뤄 짐작해보건대, 여행을 통한 영어의 활용은 외국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고 동기부여하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사실 해당 단계는 비기너 레벨에 가깝기 때문에 여기선 영어 공부를 조금만 열심히 해도 생활 영어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evel 2. 생활영어
영어권 국가에서 관공서 업무를 처리할 정도의 수준이라 판단되는 레벨로, 캐주얼하게 외국인들과 가벼운 주제로 얘기를 하는 게 가능하게 되며 (한국 소개라던가, 취미, 좋아하는 영화, 운동 같은 소재들) 정도이 차이는 있으나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 수준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단계에선 상대를 불문하고 그냥 많이 영어를 활용하여 의사소통을 하면서 연습해야 실력이 빠르게 느는 것 같았습니다. 보통 한국의 주입식 영어 교육 과정이 (듣기/읽기/단어 암기를 잘 커버해 줌) 이 단계까지 빠르게 올려주는 바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교육과정을 잘 마치고 그 토대로 교육과정에서 비중이 적었던 말하기 연습만 열심히 한다면 생활영어까지는 무난하게 커버가 되는 것 같습니다.
Level 3. 아카데믹 영어
입시용이 아니라 영어로 학위를 취득하기 위한 영어 수준을 의미한다고 분류해보았습니다. 에세이를 쓸 수 있고 자기주장을 논리적으로 70% 이상 말할 수 있는 수준이 해당레벨이지 않을까 판단되는데요. 이 정도 되면 속도는 좀 느릴 수 있지만 신문을 읽고, 성인용 영어 소설 같은 책 보기가 가능할 것입니다. 해당 레벨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생활영어 단계에서 영어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아주 집약적으로 밀도 있게 시간을 오래 두고 공부해야 갈 수 있다는 경험적 판단이 생겼습니다. 영국에서 석사과정을 하며 많이 느꼈던 부분인데, 적어도 개개인이 24시간 쓰는 한국어와 영어 비율이 1:9 정도로 1-2년 지속돼야 수월하게 해당 레벨에 이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생활했던 친구들을 통해 느꼈던 바는, 나이가 어릴 떄부터 영어를 접했던 경우에는 개개인이 써야 하는 에너지와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어릴 때 (한글을 뗀 초딩정도) 영어로 사고할 수 있는 수준 정도로 익힌 정도라면 성인 돼서도 바로 이 단계 이상까지 빠르게 진입이 가능하더라구요. 그렇다고 성인이 되서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은 아니라고 판단이 됩니다. 개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해당 단계까지 이르는 건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Level 4. 비즈니스 영어
해당 레벨은 저의 주관적 판단이 들어갈 수 있는데, 왜냐하면 업무 수준과 업종에 따라 용어와 그 깊이가 다르기에 각자 처한 업종이나 문화적 상황 등에 따라 비즈니스 영어 레벨을 정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유창하다고’ 생각되는 비즈니스 영어를 기준으로 말하자면, 여기서부턴 문화적 사회적인 배경이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영어를 활용하며 생활한 시간이 무르익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전 단계들에서는 개인이 주로 돈을 ‘내고’ 영어를 배우는 단계이기에 상대방이 아주 호의적이며 소위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주는" 반면, 비즈니스에서부터는 돈을 ‘받고' 영어를 활용하기 때문에 개떡같이 말하면 정말 개떡같이 전달되고, 남이 말한 개떡도 찰떡처럼 알아들어야 하는, 어떻게 보면 영어 접근 방식이 달라진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유창한 비즈니스 영어는 설득하는 능력과 토론 스킬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기주장을 주로 얘기하는 아카데믹 영어보다도 더 효율적으로 자기 생각을 (8-90프로 이상)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화 속에서 원어민들이 쓰는 은어라던가 굉장히 구어체적인 숙어와 어구들 내가 생전 들어보지도 책에서 보지도 못한 말들이 튀어나오기 때문에 결국 이런 환경에 오래 꾸준히 노출되어야 뭔 소리를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더라구요. 이 정도 레벨이라면 사회/문화적 배경에 노출이 어느 정도 되어있고 개떡을 찰떡으로 알아듣는 연습을 통해 뉴스/드라마와 같은 프로그램을 같은 것을 100%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자막 없이 어느 정도 볼 수 있게 됩니다.
Level 5. 코미디 영어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코미디 영어를 이해하는게 영어의 끝판왕 레벨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문맥상 숨겨진 의미도 이해하고 유추해야 하고, 이건 한 10년 이상(?) 오래 산 로컬 정도 돼야 도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2002년 월드컵의 추억이나 일화와 같은 경험은 한국 사람들만 공유하는 것이고 여기서 나오는 한국의 2000년대 초반 감성에 나는 깔깔대고 웃을 수 있겠지요. 마찬가지로 이들끼리도 공유하는 그 나름의 추억과 소재가 있기 때문에 이건 뭐 공부한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더라구요. 한 번은 친구 동생이 희극인이라 런던에서 블랙코미디 공연을 초대받아 갔는데 룰도 모르는 크리켓이나 럭비 경기부터 해서 정치 풍자 같은 말장난을 계속하는데 10%도 이해를 못 했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tv 쇼를 봐도 공감이 안 가는 포인트들이 있는데, mother tongue(원어민)이 아닌 이상 굳이 이 단계까지는 가지 않아도 되지 않나 싶긴 했습니다.
언어의 목적을 생각해보면, 결국 어딘가에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의사소통의 수단에 불과하기에, 그 쓰임이 어느 정도일 것이냐에 따라서 각자 수준을 맞게 적당히 익히면 되지 않나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국민이 평생 동안 영어 교육에 엄청난 돈과 시간을 쏟아부어가며, 어쩌면 시간과 노출이 해결해 주는 (언어는 공부가 아닌 연습이기에) 비즈니스나 코미디 영어까지 도달하려는 것이 되려 자원 낭비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들 때도 있더라구요. 주변에 외국에서 자란 bi-lingual(다언어 활용 능력자들) 들을 보면 언어를 둘 다 유창하게 하는 것 같으면서도, 깊이 있게 들어가면 그 한계가 보이기도 합니다 (한국말과 영어가 생활용-아카데미 수준 중간에 있는듯한 애매한). 그렇기에 원어민이 아니라고 해서 영미권 문화에 내가 들어가 영어를 활용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들도 서로서로 이해를 못하는 단어와 문구들도 많기 때문이죠. 또한, 언어는 한번 습득을 했다고 해서 두발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이 몸에 체득되는 것이 아닌 계속해서 활용하며 발전시켜 나아가는 것이기에 위에서 제 개인적으로 정리를 해본 레벨을 참고하여 본인의 레벨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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