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살이 12년차, 전 아직도 영어가 고민입니다.
- 멘토
- [캐나다] 이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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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제 마지막 멘토링 콘텐츠, 영어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해외 취업에 도전하거나 해외에서 거주를 해볼까 고민하는 분들이 가장 고민되는 부분 중 하나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영어가 필요할까, 지금 영어 실력으로 취업을 할 수 있을까, 영어 점수를 몇 점 맞아야 현실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까…물론 비자 문제나 차후엔 영주권 등
캐나다에 거주할 목적으로 방향이 전환되고 나면 또 다른 고민이 쌓이시겠지만, 취업에서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영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캐나다 사무직에 취업하려면 영어는 얼마나 잘해야 할까요?
한 줄 답변을 드리자면, 한국 회사에서 다른 지사에 있는 외국인 동료와 같이 일할 수 있는 수준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회사 일이라는 게 한국이나 캐나다나 거기서 거기입니다. 어딜 가다 일은 일인 거죠. 이메일 쓰고, 회의하고, 발표하고… 내가 일하는 분야의 주제에 따라 업계 용어의 차이는 생기겠지만 결국 일 입니다.
사실 회사 업무에 필요한 영어보다는 팀 동료와 농담을 주고받거나, 캐나다 문화를 잘 안다는 전제조건을 두고 대화하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왜 그러냐구요? 다음 인물퀴즈를 맞춰보면서 같이 생각해볼까요?
인물퀴즈
다음 인물퀴즈의 빈칸을 다 같이 채워봅시다.
문화 대통령 ________
내 핑계 대지 마 by ________
너나 잘하세요 by __________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by _________
이 문제를 육성으로 누군가 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 좋아요. 특정한 말투나 노래가 저절로 흘러나왔다면,
당신은…..? 적어도 제 나이대인가요? 하하하.
사실 정답을 알고 모르고 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여러분이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고 어느 정도 나이가 되었으며 일반적인 문화생활을 했다면
거의 대부분의 빈칸에 올바른 답을 써넣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답은 왠지 맨 아래에 거꾸로 있어야 할 것만 같네요).
영어 이야기를 쓰다가 웬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는 거냐면, 위와 똑같은 퀴즈를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됐거나,
한국에서 딱히 한국어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 외국인 팀 동료와 저 문제들을 같이 맞히고 있다고 상상해 보시길 바라서 입니다.
바로 그 동료의 상황과 심정이 바로 여러분이 캐나다 직장에서 자주 마주할 수 있는 상황과 닮아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몰라도 저는 오히려 업무 관련 된 부분은 그냥 큰 어려움 없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데, 사람들끼리 앉아서 하는 비유적인 농담
팀 미팅 사이사이에 흘러나오는 모르는 (유명 인사인 것 같은) 이름, 캐나다에서만 유명한 영화 제목, 스토리 플롯, 가수 이름, 노래 제목, TV 프로그램이름이 튀어나오면
제 뇌는 처리를 잠깐 멈추고 맙니다. ‘대체 무슨 소리지?’ 무슨 비유를 하는지 알아듣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아마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내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감상을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서 잠깐, 그럼 현재 캐나다 사시는 분들에게 퀴~즈!
퀘벡에 12월 31일에 방영하는 프로로 엄청난 시청률을 자랑하는 코미디 스페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 이름은? (힌트: 50년도 넘은 전통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입니다) 3초 드립니다. 3, 2, 1. 맞추셨을까요?
차라리 요새 나오는 것들이나, 한국에서도 유명한 것들이나, 캐나다에 온 뒤에 알게 된 종류의 문화생활을 빗대어 말하는 경우는 그나마 이해가 되는데,
캐나다 직장인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역대 수상, 주 수상 이름, 옛날에 유명했던 정치인 이름이라도 나오면 대략 난감해 집니다.
그때그때 새로 공부하고 서서히 알아가는 것 말고는 딱히 방법도 없고, 다들 ‘당연히 알지~’를 깔고 하는 얘기이기 때문에 ‘그게 누구예요?’ ‘그게 뭐예요?’ 묻기도 정말 애매합니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들의 이름을 모른다는 전제하에 얘기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거죠… 그런 종류의 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생긴다는 거죠!).
참, 정답이 궁금하셨다면!
[인물퀴즈: 서태지 (반론은 사양해도 될까요? 하하하. 태지님 팬은 아닙니다), 원빈, 금자 씨, 리쌍]
[캐나다 TV쇼 퀴즈: Le Bye Bye | 이걸 맞추셨다니, 당신은 혹시 Quebecker?]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최대한 배울 수 있는 영어는 다 배워 오시고, 나머지는 여기서 채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캐나다에서 언어학으로 박사까지 수료했지만 (물론 석사 논문도 썼습니다),
아직도 영어가 고민입니다. 캐나다사람들 보다 여전히 더 직설적으로 말할 수밖에 없고, 잘 모르는 내용은 장황하게 설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캐나다식 영어 표현이라는 것도 결국 하나씩 둘씩 서서히 배워가게 될 뿐이에요.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여러분이 한국에서 어느 정도 비지니스 영어를 할 수준까지 되셨다면,
영어 때문에 취업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영어가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마세요.
언어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포지션을 제외하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등) 영어 제2외국어 화자라도 충분히 캐나다에서 사무직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영어는 언어이고,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이니 당연히 많이 쓰는 환경에 부딪혀야 더 빨리 늘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캐나다 공무원의 경우
다양성 정책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을 뽑기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일할 수 있는 수준의 영어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는 왜 해외 취업을 하려고 하는가?
내가 이 경험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왜 캐나다가 아니면 안 되는 것인가? 나는 그 뒤에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시길 당부드립니다.
여러분의 건승을 멀리 캐나다에서 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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