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소]일본 캐릭터 산업 업계(IP비즈니스)에 취직하고싶어요!
- 멘토
- [일본] 이예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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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본 멘토 이예솔이라고 합니다.
저는 현재 일본의 IP비즈니스업계에서 기획일을 맡고 있으며, 워낙 한국내에서 정보가 적다보니 지망하는 분들의 고민상담을 받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오늘은 IP비즈니스 업계에 취직을 희망하는 지인과의 대화를 통해 어떠한 부분이 필요한지, 또 일본의 회사생활은 어떤지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지인 A양 (이하 A양으로 표기)
현재 한국의 4년제 대학교 재학중
애니메이션 전공
JLPT N2취득을 목표로 공부중
캐릭터/애니메이션 산업 강국인 일본 어딜가나 캐릭터가 즐비하다.
상담의 시작
1단계 : 취업의 첫걸음에 필요한 것
Q. 한국의 대학교를 졸업하면 일본의 정보를 어떻게 얻어야 할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어.
A.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일본어. 업계에 따라 다르지만 기업에서 외국인을 채용 할 때 최소 커트라인이 N2이야.
일본어가 준비 된 상태가 스타트라인이고, 외국인은 거기에 플러스 알파가 필요해.
Q.플러스 알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야?
A.우리의 경쟁자는 같은 외국인이 아니고 일본인이야. 언어적인 부분에서 아무리 일본어를 잘해도 네이티브에 비하면 부족하고,
기업이 자국민을 두고 외국인을 채용해야하는 이유가 될 플러스 알파가 필요해. 내 경험상 기업이 외국인을 채용하는 이유는 대부분
외국어가 가능 한 사람을 뽑기 위해(국제적인 시야, 네이티브만의 강점)가 많았는데, 한국어는 안타깝게도 외국인 구직자 시장에서 영어와 중국어에 비하면 경쟁력이 매우 떨어져. 한국어 이외의 외국어를 하나 더 구사 하는게 좋겠지? 혹은 애니메이션 업계라면 애니메이팅 실력을 키우는게 중요하고, 너의 포트폴리오를 잘 만들어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야. 이쪽 업계는 디자인업계처럼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거든.
또, 외국인으로써의 강점을 살리기에 더할 나위 없는 것이 바로 글로벌적인 시야야! 우리 회사도 일본에서 나름 꽤나 유명한 회사인데, 항상 글로벌에 대한 의지를 높이고 있고, 캐릭터 업계도 해외 시장에 열심히 눈을 돌리고 있거든.
나같은 경우는 어떤 나라에서 어느 컨텐츠가 유행하고 있는지, 어떤 류의 상품이 매출이 좋은지를 틈틈히 보고 있어.
Q.오 그렇구나! 그런 정보는 어디서 수집해?
A. 정보 수집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 바로 구 트위터 현 엑스. 그 다음이 유튜브야! 중국의 경우는 국가 특성상 수집 방법이 좀 특수해서 웨이보나 위챗같은 곳도 있지만 나는 타오바오(쿠팡같은 사이트)에서 현재 MD상품의 트렌드가 어떤지도 참고하고 있어.
중국이 인건비나 제조 단가가 일본에 비해 저렴하다보니 창의적인 상품이 많이 나오더라고..
2단계 : 취업을 위한 과정
Q.그렇구나..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취업시장에 바로 뛰어 들어도 될까?
A.일본은 보통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취직 활동을 시작해서 내정을 받고 졸업을 해, 하지만 한국인 대학생 입장에서는 그 과정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지. 물론 최근에서야 비대면으로 기업 설명회를 실시하는 곳도 많지만 아닌 곳도 많으니까.
한국에서도 정기적으로 취업박람회가 열리니까 참가를 하거나 혹은 월드잡플러스같은 정부의 기관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무래도 경험상 애니메이션 업계는 해외의 인력을 데려오기보다는 일본 국내 졸업자에서 인력을 충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Q.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A.만약에 네가 시간과 금전적인 투자가 좀 더 가능하다면 아래의 방법도 있어.
1. 일본어학원의 비즈니스 코스를 다니는 것
2. 일본 전문학교의 애니메이션 과정을 다니는 것
보통 1번은 1년 정도, 2번은2~3년을 거치게 되는데 1번의 경우는 대부분이 어학교라서 취직 활동 때 1번 하나만 가지고는 학력으로 인정받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고, 2번의 경우에는 전문사라는 학위가 따로 나오기 때문에 취직 시장에서 단독으로 학력으로 인정 받을 수 있어.
또 1번의 경우에는 하나의 전문분야에 특화된 것이 아니라 취업 활동을 위한 전반적인 것을 배우는데 , 2번의 경우에는 네가 원하는 분야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지. 다만 중요한 것은, 한국에서는 전문사가 학력으로 인정 되지 않는 것과, 4년제 대학졸업자에 비해 지원가능
분야가 적음, 관련 업종으로만 비자가 나오기때문에 만일의 상황을 위해서 한국의 4년제 대학은 꼭! 졸업하는 것 추천할게.
Q.그런 방법도 있구나! 두 개 다 어렵다면 마이나비나 리쿠나비 같은 곳을 보면 되는거지?
응, 그렇지 일본인과 똑같은 선상에서 출발선에 서서 시작하게 되는 거야. 아까도 말했지만 일본어실력과 너만의 플러스 알파가 중요해..!
3단계 : 일본에서 직장인으로써 살아간다는 것
Q. 너는 어떤 일을 하고있어?
A.나같은 경우는 기획 분야 중에서도..굳이 분류하자면 디렉터로써 일하고 있어.
Q. 디렉터가 뭐야? 프로듀서와는 다른거지?
A.오 맞아, 디렉터와 프로듀서는 언뜻 보면 비슷해보이지만 달라. 프로듀서는 프로젝트 전체의 총괄로써 각각 분야의 진두지휘를 하고, 외부와의 컨택을 맡고 있어. 디렉터는 그 프로듀서의 밑에서 각각 자기가 맡은 전문 분야를 총괄하는 느낌이지..
예를들면 어떤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음향 디렉터, 애니메이션 디렉터가 전부 따로 있고 각자 만든 것을 제출하면 프로듀서가 전체적인 밸런스를 보며 조절한다고 봐야하나... 그렇다고 상하관계가 있는건 아니야. 프로듀서와 디렉터의 소통이 단절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거든.
나는 애니메이션 쪽은 아니다 보니 대략적인 설명밖에 되지 않지만.. 이 업계의 디렉터와 프로듀서의 관계는 대부분 이런 것 같아.
Q. 그렇구나! 일하면서 힘든 부분은 없어?
A. 물론이지, 일하면서 힘든 부분이 있어. 가장 먼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이 힘들었어.
내가 일본에서 오래 살고 일본어가 유창하며 그들의 문화에 스며들어도, 나는 어디까지나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이니까.
말로 표현하기가 참 어렵지만, 처음 일본에 왔을 때 상대방의 나이를 물어보는 것이 실례라는 것을 배웠어. 실제로도 같이 일한지 3년 차쯤에야
같은 팀원의 나이를 알았을 정도야. 그 정도로 일본인들은 개개인의 개성과 각자의 생활을 중시하는 문화라는 뜻이겠지?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문화의 벽을 많이 느낀 것 같아.
또한 소위 향수병도 겪었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일본에 처음 오기로 마음 먹었던 계기와 이 자리에 오기 위해 쌓아왔던 경험들을 생각하며
"여기서 포기하기엔 이르다!"라는 생각을 되새기며 견뎠던 것 같아.
Q.이 업계의 이건 다른업계와 다르다!! 하는건 없어?
A. 회사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아무래도 크리에이티브 업계다 보니 복장이나 헤어스타일 등 외적인 부분에서는 자유로운 것 같아. 나만 해도 매달 머리색이 바뀌어서 이젠 안해본 머리색이 없을 정도거든.. 또 업무 시간에 만화책을 읽거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사람도 많아! 다른 회사사람들이 보면 놀랄 일이지만 우리는 일의 한 부분이라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
나도 가끔이지만 몰래 업무와 관련없는 그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틀어놓고 일할 때가 있어 ㅋㅋ.. 비밀이야
Q. 와, 의외인데.. 일본어가 부족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A. 나도 그런 생각으로 침울 할 때가 많았어. 심적으로 힘들어서 한국으로 돌아갈까.. 생각했던 적도 많았고.
그치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언어가 다른 외국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깨닫게 되더라고.
가끔 일하다 외국인이라고 소위 일본어로 上から目線이라고 표현하는, 상대방이 나를 얕잡아보는 경험도 종종 겪지만
그럴때마다 속으로 생각해 '반대로 당신은 한국에 가면 나만큼 한국어로 일할 수 있어?' 라고 그럼 위안이 되더라고
당당함이 중요해!
마지막 : 일본 취업에 도전하는 분들에게
Q. 고마워! 혹시 취업을 위한 마음가짐 같은게 있을까?
A. 취업은 마라톤이라고 생각해. 장기적인 레이스지만, 끝이 다왔다 생각 하는 순간 고꾸라지는 경우도 있고, 어? 이게 되네? 싶을 정도로 갑자기 가속도를 받아서 골인 하는 경우도 있고. 또 운이 좌우하는 경우도 많아.
그치만 그건 내가 그 회사와 안 맞아서, 다른 더 좋은 회사를 가기 위해서 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내가 외국인이라서 안되는 건가, 능력이 부족한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 늪에 빠져서 잘 되던 일도 안풀리게 되는 경험을 나도 여러번 겪었거든. 부디 자신의 단점을 보기보다는 장점을 보고, 그 장점을 끌어내서 나 자신을 알아주는 좋은 회사에 취직하기를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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