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해외 취업에 유학은 필수다?

멘토
[뉴질랜드] 조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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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24 청년 해외취업 K-Move 뉴질랜드 멘토 조용식입니다. 두 번째 포스팅에서는 해외 취업을 희망하신다면 한 번쯤 고민해보았을 유학에 관한 주제를 다뤄보겠습니다. 이번 토픽과 관련해서, 혹은 관련이 없는 다른 주제라도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QnA 게시판을 통해 질문을 남겨주시면 성심껏 답변드리겠습니다.
 


1. 유학은 필수다?

많은 사람들이 해외 취업을 목표로 여러 정보를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유학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사실, '해외 생활' 혹은 '해외 취업'과 관련된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가장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곳이 보통 여러 나라의 유학원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유학원 웹사이트입니다. 때문에 '뉴질랜드 건설직'과 같은 해외의 특정 직업을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도 해당 직종에 대한 정보보다 관련된 유학 정보들이 더 많이 눈에 띄는 것이죠. 물론 해외에서 관련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해당 나라에서 직업을 구할 때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해외 취업 성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서는 무조건 해외 학위를 취득해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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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외국인이 해당 국가에서 학위를 취득하면 졸업 이후 워크비자를 내어 주거나 영주권 신청 시 가산점을 주는 형태로 유학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해외 취업을 꿈꾸는 입장에서는 현지에 머무르며 구직 활동을 할 수 있는 비자를 얻는다는 것이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또한, 구인 중인 현지 회사들의 입장에서도 국내 학위를 가진 지원자에게 마음이 더 갈 수밖에 없습니다. 

첫째로, 국내에서 학위를 취득했으니 기본적인 언어 및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둘째로, 해당 국가의 문화와 법률 등 사회적 테두리 속에서 공부하며 일정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은 곧 회사 생활에서도 잘 적응할 지원자라는 인상을 줍니다. 마지막으로, 해외 학교의 커리큘럼은 해당 국가 국내 시장의 기준과 수요에 맞춰져 있으며, 교수진도 국내 시장의 현업에 종사했거나 국내 학계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서 좀 더 지역적인 특색에 맞춘 이론적 지식을 쌓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건축공학과라도 한국과 뉴질랜드의 건축업계에서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가 다르거나, 건축 프로젝트 수주 및 입찰 방식의 차이로 인해 종합 건설사와 전문 건설사의 관계 해석이 달라지는 등, 현지에서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정보들이 있습니다.

뉴질랜드의 경우, 대부분의 대학 교육 기관에서는 졸업 예상자들을 대상으로 일정 시간 이상의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학교 입장에서는 학생들에게 실무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연계된 지역 기업들은 신입 사원을 채용하기 위해 지원자들을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경력직이나 현지인들과 경쟁해야 하는 정식 채용 과정을 통해 취업을 노리면 유학생 입장에서는 언어적, 문화적 핸디캡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특히 유학생들에게 인턴십은 놓쳐선 안 되는 기회입니다.

또한, 학교에서는 지속적으로 지역 기업이나 협회와 연계하여 직업 설명회나 세미나 등 행사를 개최하여 학생들이 지역 기업에 관심을 가지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낯선 문화와 환경에서 취업을 목표로 하는 외국 학생에게는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임이 분명합니다. 실제로, 뉴질랜드 채용 문화의 특성상 레퍼런스, 즉 평판 조회나 추천인의 유무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업계의 현직자와 관계를 미리 쌓아놓는 것이 추후 채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유학을 통한 외국 학위 취득이 해외 취업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신입이 아닌 경력직으로 취업을 노리는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비록 업무 경력을 쌓은 국가는 다를지라도 해당 직무나 산업군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언어 문제를 보완한 후 경력직으로서 해외 취업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전문직이나 기술직, 혹은 IT 관련 직군에서 이러한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현지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네트워킹 해온 경력이나 현지 시장의 특수성이 요구되는 직책보다는,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스킬이나 정해진 시스템이나 템플릿 없이도 자신의 역량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직책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건설직의 경우 뉴질랜드 현지의 건축 법규나 국내에서 허가된 건축 자재들에 대한 지식이 요구되는 건축가(architect)는 현지에서 공부를 해서 경력을 쌓은 사람이 대부분인 반면, 많은 전문건설업체와 클라이언트와 함께 소통하고 협업하며 건설 공사를 이끌어 나가는 역량이 우선시되는 프로젝트 매니저(project manager)의 경우 해외 경력자를 채용하는 경우를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력직 이직의 경우, 현지 학위보다는 지원자의 경력이 우선시되기 때문에 유학이 필수 조건이 되지는 않는 것입니다.

이처럼,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각자의 상황과 목표하는 직책에 따라 해외 유학이 필수 조건이 될 수도 있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얻은 정보뿐만 아니라, 유학원 등 해외 유학 및 취업 전문 기관과 업체에서 얻은 조언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는 본인의 상황에 맞추어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뉴질랜드 유학생활

Quantity Surveyor (QS)라는 직업을 목표로 한 후, 건축 관련 경력도 없었고 영어에 자신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에, 저에게 유학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직업이었기에 작은 정보조차도 절실했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유학원 방문 상담 예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담 날이 되어 담당자와 마주 앉았을 때 분명 QS라는 직종에 대해 질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온 상담 결과는 '영주권이 잘 나오는 직업'을 먼저 갖자며 비교적 영어가 익숙지 않은 외국인이 취직하기에 용이한 직종들을 추천받았습니다. 상담 결과에 만족하지 못했던 저는 당시 네이버 검색으로 서울에 존재하는 뉴질랜드 유학원 30여 곳을 모두 방문하여 같은 내용으로 상담을 요청했었습니다. 결국 QS 학과로 입학 수속을 해본 경험이 있는 유학원을 잘 만나서 진행하였지만, 유학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에게 맞거나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담을 도와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뉴질랜드

당시 QS 학사 과정을 운영하는 대학교는 뉴질랜드 전역에 8곳뿐이었습니다. 제일 큰 도시인 오클랜드는 학비가 다른 곳에 비해 20% 이상 비쌌고 생활 물가도 비싼 편이었기에 제외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은 큰 도시보다는 자연 경관으로 유명한 남섬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기에, 적당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인구가 약 30만 명 정도로 여유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유학원 담당자분께서 크라이스트처치에 건축 디자인, 엔지니어 등 건축 전문직에 있는 한국인의 모임을 소개해 준 것도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지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도 많은 난관을 헤쳐나가야 할 것이 분명한데, 조언을 얻을 수 있는 현직자들의 모임이 있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이점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Ara Institute of Canterbury라는 대학에서 QS 학사 과정을 공부하기로 결정하고 입학 수속을 밟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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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church 소재의 Ara Institute of Canterbury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당시 IELTS 아카데믹 시험 평균 6.0 이상이 조건이었습니다. IELTS 시험은 현존하는 영어 시험 중 응시자의 영어 실력을 가장 잘 대변해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세계의 많은 대학에서 입학 조건으로 내세우는 시험입니다. 하지만 제가 필요했던 것은 단기간에 점수를 끌어올려 새 학기 시작 전 입학 신청을 마치는 것이었기에 전체적인 영어 실력이 오르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었습니다. 또한, 한 번 시험에 30만 원에 육박하는 시험 비용도 부담이 되었기에 단기간에 집중하여 한 번 혹은 두 번의 시험 안에 목표 점수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여러 정보를 얻은 후 속성으로 점수를 올리기 위해서는 학원을 등록하거나 유명 강사의 인터넷 강의 이용권을 구매하는 방법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대형 강의 사이트의 IELTS 특강을 결제하게 되었습니다. 경험 있는 강사님의 족집게 강의 덕분에 한 달 동안 밥 먹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IELTS 공부에만 몰두했고, 이후 두 번째 시험에서 목표하던 IELTS 점수를 얻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유학 전 영어 실력에 자신감을 갖기 위해 원어민 선생님과의 화상 영어 과외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영어 준비를 하시는데, 조금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자면 영어 실력은 아무리 준비해도 사실 직접 부딪혔을 때는 부족함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영어 공부를 미리 다양하게 해보는 것은 적극 추천드리지만, 부족한 영어 실력이 걱정되어 학교 입학 시기를 늦추기를 고려하신다면 일단 속성으로 영어 점수를 달성해 해외 생활에 부딪히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뉴질랜드
아이엘츠 성적표

학교 수속을 완료하고 입학 허가서를 받은 후에는 바로 학생 비자를 신청했습니다. 학생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입학 허가서 외에도 연 20,000 뉴질랜드 달러(약 1,700만 원) 상당의 잔고가 있는 통장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는 학생 비자가 허용하는 체류 기간 동안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마련되었음을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뉴질랜드 학생 비자는 학기 중에는 최대 주 20시간 일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학교 방학 기간 동안에는 풀타임, 즉 주 40시간 이상 일을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현재 뉴질랜드의 최저임금은 23.15 뉴질랜드 달러(약 19,500원)로, 한국의 9,860원에 비해 두 배가 넘습니다. 상당한 학비와 생활 물가에 비해 한국보다 높은 생활비로 인해 대부분의 유학생이 평상시에는 주 20시간, 방학 기간 동안에는 풀타임 아르바이트를 찾아 생활비에 보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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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갱신해야했던 뉴질랜드 학생비자

학교 입학 수속과 학생 비자 승인이 끝났다면, 본격적인 유학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형태의 숙소에서 머물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뉴질랜드의 경우, 유학생에게 크게 다섯 가지 형태의 숙소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A. 백패커스
백패커스는 한국으로 치면 게스트하우스와 비슷하지만, 좀 더 대중적이고 저렴한 숙소입니다. 특징은 머무르는 기간을 하루 단위로 정할 수 있고, 요금도 1박 단위로 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최소 머무를 기간이 따로 없으며, 예약 절차도 간단합니다. 1인실이나 방 하나를 혼자 쓰는 경우 1박에 최소 50불(4만 3천 원) 정도이며, 주방이나 화장실 등 공용 시설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장기간 투숙보다는 공항 도착 후 장기 숙소를 찾기 전 단기간 이용하기에 적합합니다.

B. 플랫
일반 가정집에서 방 하나만을 빌려서 장기간 사용하는 형태의 숙소입니다. 뉴질랜드는 물론, 영국, 호주 등 영연방 국가에서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20세부터 직장인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플랫하우스에서 방 하나를 빌려 집 주인 또는 다른 플랫메이트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입주하기 전에는 계약금 개념의 디포짓을 집 주인에게 지급하고, 이사를 나가기 전에는 최소 2주에서 많게는 4주 정도 미리 통보해야 하는 '노티스 기간'이 있습니다.

한 집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개념이 생소할 수 있지만, 뉴질랜드에서는 흔한 형태로 플랫 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습니다. 각 플랫하우스마다 특유의 분위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일 파티를 즐기는 플랫메이트들끼리만 살아가는 집에서는 새로운 플랫을 구하는 광고에 이를 명시하며, 외향적이고 함께 어울리기를 즐기는 사람을 찾습니다. 반면, 집 주인 가족과 최대한 서로 터치하지 않고 조용히 살아가는 집도 있으며, 다양한 플랫하우스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뷰잉'을 신청하여 방과 집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집 주인과 충분히 이야기해 보아야 합니다.

비용은 뉴질랜드 오클랜드 기준으로 주당 200불에서 300불 정도로, 백패커스와 같은 1박마다 요금을 내는 숙소보다는 저렴합니다. 플랫은 집주인에게 별도 세금 신고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플랫메이트가 있다는 사실을 정부기관에 고지할 의무가 없습니다. 따라서,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경우를 대비해 꼭 약식으로라도 언제부터 이 집에 머물었으며, 얼마의 디포짓을 내고 주당 얼마를 내고 있는지 명시된 계약서를 요구하여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노티스 기간 이전에 집에서 이사 나가야 한다거나, 디포짓을 부당한 이유로 돌려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면, Tenancy Tribunal (임대차 분쟁 약식 재판)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요청 시 한국어 통역사를 배정해주어 언어적인 어려움 없이 처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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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법무부의 분쟁 재판소 웹사이트


C. 렌트
렌트는 한국의 월세 개념으로, 집 전체를 매달 또는 매주 렌트비를 지급하고 빌리는 것을 말합니다. 렌트 계약서부터 법적 효력이 발생하며, 집 주인 또한 계약금과 모든 렌트 수익을 세금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년 단위로 계약을 하게 되며, 만약 1년 안에 이사를 나가야 하는 경우, 집주인과 합의하에 렌트를 이어받을 사람을 구해 나머지 계약 기간을 채워야 합니다.

또한, 장기간 집주인이 없이 생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집주인이 세입자의 평판 조회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세입자 본인의 주변인들의 연락처를 제공하면, 평소 행실이나 성격에 대해 물어보는 과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렌트 수요가 높을 때는 경제적 여건을 증명하더라도 집주인의 선호도에 따라 렌트하우스를 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20대 초반 등 나이가 어린 학생은 집주인에게 선호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비용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방 하나만 사용하는 경우, 다른 방들은 플랫메이트를 받을 수 있어 조금 더 저렴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플랫메이트가 구해지지 않으면 모든 렌트비를 혼자 감당해야 하며, 계약 기간이 있다는 점이 단점일 수 있습니다. 오클랜드 기준으로 3베드 2배쓰 렌트하우스는 집 상태나 위치에 따라 주당 600불에서 800불 정도입니다.

여러 제약이 있는 만큼, Tenancy Services 웹사이트를 통해 렌트 세입자로서의 권리와 알아야 할 정보들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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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ancy Services 웹사이트



D. 홈스테이
홈스테이는 일반 가정집에서 방 하나를 빌려 생활하는 형태로, 플랫과 비슷하지만 세입자를 가족의 일원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모든 식사를 홈스테이 가정과 함께 하며, 외식이나 주말 나들이, 병원이나 은행 방문 등의 생활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인이 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조기 유학을 갈 때 많이 이용되지만, 성인이 되어도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지내고 싶은 경우 홈스테이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홈스테이는 각 가정마다 분위기와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를 수 있습니다. 일부 홈스테이는 가족과 모든 활동을 함께하며, 다른 경우에는 단순히 식사만 제공하고 하숙집 개념으로 운영되기도 합니다. 뉴질랜드 현지인 가정에서 홈스테이하면 영어 학습에 좋은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지만, 문화와 식단의 차이로 인한 불편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인 홈스테이도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비용은 제공되는 항목과 조건에 따라 다르며, 보통 주당 500불에서 800불, 혹은 그 이상일 수 있습니다. 현지인 홈스테이 가정은 학교와 연계되어 인증된 경우가 있으니, 등록한 학교에 미리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인 홈스테이 가정을 찾으려면 뉴질랜드의 대표 한인 커뮤니티인 Korea Post 를 방문하거나 문의 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E. 기숙사
뉴질랜드의 대부분 학교는 자체적으로 기숙사를 운영하며, 기숙사 수요가 높아 성적순 또는 선착순으로 빠르게 입주 신청이 마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숙사의 주요 장점은 학교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 학교의 상시 관리와 지원을 받으며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다양한 학생들과 교류하며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독서실과 같은 학습 공간을 이용할 수 있어 학업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기숙사 생활에는 통금 시간이나 여러 규칙이 있으며, 화장실과 세탁실 같은 공용 시설을 다른 학생들과 공유해야 하는 점이 약간의 제약이 될 수 있습니다. 학교 근처에는 학교 운영 기숙사 외에도 사설 기숙사가 많이 있으며, 기숙사에 따라 식사 제공 여부가 다르므로 미리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숙사 비용은 보통 지역의 플랫 비용보다 약 2배 정도 비쌀 수 있습니다.

제 경우, 미리 에어비앤비를 통해 일주일간 임시로 머물 집을 예약한 후, 뉴질랜드 도착 즉시 플랫하우스 뷰잉을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일주일 안에 마음에 드는 플랫하우스를 찾아 이사할 수 있었습니다. 플랫하우스에서 살 때는, 정말 마음에 드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통 3개월에서 6개월마다 이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학교나 파트타임 직장과의 거리, 혹은 함께 사는 구성원과의 생활 습관 차이 등으로 인해 이사를 하기도 합니다. 제 경우에는 첫 플랫하우스의 집주인분께서 잠귀가 밝으셔서 저녁 9시 이후로 샤워를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하셨고, 제 생활 루틴과 맞지 않아 플랫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만약 플랫 구성원과 생활 습관이 맞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면, 새로운 플랫으로 옮겨 새로운 환경과 만남을 기대해보는 것도 해외 생활의 즐거운 부분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학교 생활을 시작하기 전, 가장 먼저 찾아온 걱정은 ‘내가 과연 영어로 된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였습니다. 비록 1년간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 경험이 있고 아이엘츠 요구 점수도 있었지만, 전문 지식을 영어로 강의하는 대학 수업을 이해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미리 전공 서적을 구해서 혼자라도 선행 학습을 하면 도움이 될 것 같아 학교에 전공 서적을 문의했습니다.

여러 권의 전공 서적을 구매하려면 꽤 많은 돈을 써야겠다는 예상과는 달리, 돌아온 답변은 1학년 전체 과목을 공부하는 데 필요한 서적이 단 1권뿐이라는 말이었습니다. 다른 모든 수업은 각 수업 담당 교수님이 수업 자료를 직접 준비하시며, 보통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으로 구성된 유인물이 배포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입학 후, 안내받았던 대로 모든 수업과 관련된 교수님들이 직접 준비하신 프레젠테이션이 학교 강의 웹페이지에 올라왔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은 실제 강의를 하면서 사용하는 자료이기에 순서나 내용이 강의 내용과 정확히 일치했으며, 선행 학습을 하거나 강의 내용을 놓쳐 다시 공부할 때도 전공 서적보다는 훨씬 용이했습니다.

공산품을 대부분 수입하는 뉴질랜드의 특성상 책값이 상당히 비쌌고, 때문에 뉴질랜드에서는 대학교뿐만 아니라 초, 중, 고등학교에서도 유인물과 프레젠테이션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강의 내용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수업 자료 덕분에 선행 학습을 할 수 있어 학교 수업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미리 자료를 통해 수업 내용을 확인했어도, 교수님마다의 억양과 사투리가 섞인 영어는 첫 수업부터 저를 좌절시키고 말았습니다. 특히,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교수님과 강사님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구글 검색으로도 찾을 수 없는 표현들이 쏟아졌습니다. 아이엘츠를 준비하며 들었던 듣기 교재와는 전혀 다른 강의 속에서 저는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기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아래에는 유학 시절 부족한 영어 실력을 보완하기 위해 시도한 방법들 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세 가지를 나열해 보았습니다.
 

A. 녹음기
전문영어가 섞인 영어를 처음 접했던 첫 강의에서 큰 좌절을 겪은 저는 강의 후 교수님께 양해를 구한 후 다음 강의부터 모든 내용을 녹음했습니다. 귀가 후 놓친 내용을 반복해서 들었고, 들리지 않는 부분은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수업 내용을 놓쳐도 괜찮다'라는 마음가짐이 긴장을 풀어줘 영어가 더 잘 들리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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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시절 사용하고 중고로 다시 팔았던 아이리버 녹음기

B. 상대방에게 미리 양해 구하기
영어를 못하면 무시받을까 걱정했지만, 대부분의 원어민은 '내 영어 실력이 좋지 못하니 천천히 부탁할게'라는 부탁을 잘 이해해줬습니다. 사실 교수님들께 녹음기 사용을 허락받은 후에는 오히려 더 또렷하게 발음해주시고 수업 중간에 종종 제가 잘 따라오고 이해했는지를 확인해주셨습니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때도 미리 양해를 구한 덕에 저도 더 대화에 잘 참여할 수 있게 되고 친구들 또한 제가 대화를 따라오고 있는지 파악이 가능했기에 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C. 되묻고 또 되묻기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고 불편한 상황을 꺼리는 전형적인 한국인인 제게 가장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필요한 내용에 대해 알아들을 때까지 되묻는 연습이 필요했습니다. 서양권뿐만 아니라 인도, 중국 문화권에서도 이해되지 않는 것은 꼭 질문하는 것이 당연시되어있는데, 강의 중 손을 들지 않고 불쑥 끼어들어 교수님 말을 자르고 질문을 던지는것은 예사였습니다. 덕분에 수업은 항상 자연스레 문답형식으로 진행되어 교수님이 준비한 자료 외에 다른 주제에 관련해서도 많이 배울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강의에 심각하게 방해가 될 정도가 되면 안되지만, 수업 내용중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그냥 넘어갈 순 없으니 스스럼 없이 되묻는 것을 연습이라 생각하고 꾸준히 하는것이 중요합니다.

학교 생활 중 현지 대학교에서 공부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 순간들이 몇 번 있었습니다. New Zealand Institute of Quantity Surveyor (NZIQS), 즉 뉴질랜드 QS 협회는 학교와 연계하여 멘토링 및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는 이벤트들을 지속적으로 열어주었습니다. 또한, 공부하고 있는 당시 새롭게 시장에 소개된 소프트웨어들을 교육하는 세미나 등,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보다 더 실무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이때 현직자와 좋은 관계를 쌓은 학생들 중 상당수가 추천을 받아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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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링턴에서 개최된 2024 NZIQS 컨퍼런스


그 외에도 제가 다니던 학교는 University (대학교)가 아닌 Institute (대학)이었으므로 좀 더 실용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데 장점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교수님과 강사님은 현직에서 QS로 오랫동안 일한 경력이 있거나 실제로 현직 QS 매니저를 겸업으로 하고 계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강의 내용은 이론적인 것뿐만 아니라 실무에서의 경험담도 함께 들을 수 있었고, 교수님에게 잘 보이거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추천을 통해 바로 취업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80시간의 인턴십도 결국 정규직 전환으로 이어져 지금의 경력을 쌓는 데 토대가 되어주었습니다. 인턴 경험에 대해서는 Quantity Surveyor라는 직업과 저의 취업 과정을 다룰 예정인 다음 콘텐츠에서 더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해외 유학을 추천하느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단연 '그렇다'고 답할 것입니다. 물론 이미 연관 경력과 전문 자격증을 갖추고 있다면, 좀 더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고민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전공 필수 과목과 전공 선택 과목 외에 교양 과목이 없어 3년 만에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으며, 커리큘럼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미리 강의를 들어 학점을 빨리 쌓을 수 있어 3년 안에 졸업이 가능합니다.

처음에는 학사 학위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바라보고 유학을 결심했지만, 3년 후에는 학위 외에도 뉴질랜드 생활 전반에 걸친 경험과 지식, 영어 실력, 그리고 문화에 대한 이해 등 무작정 해외 취업에 도전했으면 절대 알 수 없었던 많은 값진 것들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의 도움과 응원이 없었다면 절대 혼자 이루지 못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때 받았던 도움을 이제는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고, 제 경험을 공유하여 해외 유학과 취업을 꿈꾸는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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