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해외취업 그 이후, 실전편

멘토
[미국] 박신애
조회수
132
안녕하세요. K-move 미국지역 멘토 박신애 입니다. 
마지막 멘토링 컨텐츠는 <해외취업 그 이후, 실전편> 입니다. 
글로벌 대기업 UXD로 취업 성공의 꿈을 이루고 행복할 것만 같던 나날들. 
이번 글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로서 기여코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는 고충과 시행착오를 나누고자 합니다.
 


1. 해외 취업을하며 배운 3가지 교훈
2. 해외 취업 진실 혹은 거짓 4가지
3. 북미에서 UX 디자이너로 해외취업하기
4. UX 디자이너, 효과적인 인터뷰 준비 전략 3가지

이전 멘토링 글을 읽어보셨다면 제 해외 취업의 힘겹고 긴 여정 이미 알고 계시겠죠? 
한국과 중국에서 정치학 학/석사 → 캐나다에서 개발/디자인 준석사 
→ 3개월간 포트폴리오/인터뷰 준비 → 유럽계 글로벌 대기업 UXD 취업 
→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리로케이션  


먼저 명확하게 짚고싶은 사실을 말씀드릴게요. 저는 회사를 무척 '사랑'합니다. 
경력이 없던 저에게 기회를 주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유럽게 글로벌 회사인 만큼 복지가 굉장히 좋습니다. 가장 큰 혜택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에요. 한국에서도 취준할때 친구들끼리 그런말을하잖아요. ‘너는 K기업 스타일 같아’, ‘너는 A기업 이미지야’ 등. 저희 회사도 직원들 성향과 스타일이 어느정도 비슷한데, 모두 똑똑하고 배려심 있으며 굉장히 서포티브합니다. IT 업계는 이직이 잦은거 알고 계신가요? 저희 회사는 30년 이상 근속한 사람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사람들이 한 번 들어오면 나갈 생각을 안 하는 환경입니다. 결론은, 우리 회사 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하면 매일 두꺼운 도장깨기 미션이 주어진다는 사실... ((공포)) 

미국
워싱턴 레이니어 산


영어

<2.해외취업 진실 혹은 거짓 4가지> 글에 썼던 내용입니다.

1. 해외 취업을 하려면 영어를 잘 해야한다. 진실!
해외 취업을 준비하는 우리들은 원어민 수준의 영어실력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단어와 문장구조로 의미전달을 명확하게 할 수 있다면 영어를 '잘'하는 것입니다. … 소통 가능한 정도의 영어실력이라면 해외취업 하는데 충분하다는 겁니다. 저는 캐나다에서 첫 해외취업에 성공했는데, 이민국이다보니 여러인종과 억양, 다양한 영어가 난무합니다. 비원어민으로서 영어를 잘 한다는 것은 

1) 내 말의 요지를 두괄식으로 전달할 수 있느냐 
2) 상대방의 말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이해하고 내 의견을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느냐
3) 모든 대화의 시작인 스몰톡을 즐겁고 편안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느냐
이 세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위 글에 따르면, 저는 딱 아슬아슬하게 해외 취업할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었나봅니다. 5일 중 4일은 두괄식으로 요지 전달을 못하고, 미팅에서 “다시 한 번 더 말해줄래요?”를 숨 쉬듯이 묻습니다. 또,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스몰톡이에요. 

UX디자이너라는 직업은 다른 스테이크홀더들과의 협업이 업무중 70%를 차지하고, 계속 말하고 또 말해야하는데!!! 그런 점에서 영어라는 존재는 제 자신감과 자존감에 야금야금 스크래치를 내는데 큰 몫을 합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저에게 무력감을 주는 최대의 적이에요. 하지만 미국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살아가려면 이 문제를 극복해야 하잖아요? 아직 그 과정에서 헤매고 있어 아쉽게도 비결 같은건 없지만, 그간 시도했던 방법들을 참고용으로 소개해볼게요. 

- 주1회 1:2 영어튜터
- 주1회 온라인 화상영어
- 분기별 온라인 커피챗
- 토스트마스터

캐나다에 살 때, 캐나다 초등학생 선생님 친구에게 부탁해 1:2로 영어튜터를 했어요. 매주 아젠다를 준비해 영어로 말하고, 교포인 친구가 실수나 발음을 교정해주며, 더 나은 영어 표현을 알려줬습니다. 선생님1: 학생2로 수업을 듣다보니 퀄리티 있는 수업을 경제적으로 부담없이 들을 수 있었어요. 또, 다른 학생을 제3자의 눈으로 보면서 배우는 것까지 꽤 만족스러운 방법이었어요.

온라인 1:1 화상영어는 가격이 비싸다보니 오래하지 않았는데, 다른 대체 옵션이 없다면 원어민에게 비지니스 영어를 배우기 좋은 매체인 건 분명해요. 수업 교재도 다양하고, 검증된 원어민 튜터들로 구성되어 있어 본인의 영어공부 목적에 맞게 맞춤형 과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끔 링크드인이나 ADPList에서 현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커피챗을 요청하기도 했어요. 꼭 구직 목적이 아니어도, 남들은 영어로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해서요. 업무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목적이 뚜렷한 대화를 '영어로' 연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회사 내 토스트마스터(https://www.toastmasters.org)에 가입해 기승전결 구조를 고려해 말하는 연습을했어요.
미국
시애틀 워싱턴 대학교

그래서 제 영어가 일취월장 늘었을까요? 
당당히 YES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어제의 저보다 나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여전히 이것저것 시행착오 겪으며 시도해보고 있는데, 10년 차에는 영어로 받는 스트레스가 반으로 줄기를 희망합니다.

자기개발

캐나다에서 막 졸업했을 때, 디자이너로서 자신감이 120%였어요. 제로 베이스에 약간의 지식을 쌓고 나니, 이것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저것도 할 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막상 회사에 입사하니, 예상치 못했던 업무의 세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디자인 뿐만아니라 팀원들이랑 함께 일하다 보니, 전략적으로 디자인을 전달하는 방법, 서로의 우선순위에 따라 똑똑하게 타협하는 방법, 상사에서 잘 보이는 방법 등 잘해야 할 일이 꽤나 많더라고요. 
 
입사 초기엔 북클럽에 조인했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북클럽에 참석하는 제가 꽤 멋지게 느껴지기도했고, 경험자(저자)가 들려주는 회사 생활의 비결을 머릿속에 넣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꾸준함 부족과 북클럽 해체로 그 여정이 도중에 끝나긴 했지만, 여건이 되신다면 북클럽을 추천합니다.

미국으로 이민 온 이후에는 디자이너 친구와 주 2회 디자인 스터디를 하고있어요. 링크드인러닝(https://www.linkedin.com/learning/)과 인터랙션 디자인(https://www.interaction-design.org/)에서 관심 있는 강좌를 듣고 서로 배운 인사이트를 주고 받습니다. 가끔은 회사에서 겪는 어려움을 나누고 조언과 응원 주고받는데, 당장 배운 인사이트가 일에 직접적으로 활용되지 않더라도 꾸준히 뭔가를 배우고 새로운 개념을 알아간다는 것 자체로 제게 꽤나 큰 만족감을 줍니다. 

사실 해외 취업을 준비할 때만 해도 내가 원하는 회사에 입사할 수만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멘토님이 웃으면서 귀뜸해준 말씀이 이제야 기억납니다. “지금이 제일 힘든 것 같지? 입사하면 지금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 당시에는 당장의 목표가 ‘취업’이었기에 그 이후의 마주할 문제에 대해선 애써 신경 쓰려 하지 않았습니다. 똑똑한 동료들과 일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지만,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우울감을 느끼는 것은 매우 힘든 과정이에요. 이 또한 내공이 좀 차면 무뎌지겠죠? 

회사 업무를 따라가기 벅차 무력감을 느낄때, 언어로 인해 자존감이 떨어져 우울해질 때, 번아웃이 와서 업무 속도가 떨어질 때마다, 회사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심리 상담의 도움을 받기도합니다.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제 감정과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계획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미국
시애틀 캐리파크 야경

해외 취업을 목표로 세웠을 때만해도 ‘글로벌 시티즌으로 매일 배우고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면 내 삶이 너무 뿌듯하고 보람찰거야!’라는 야무진 꿈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스트레스와 노력이 요구된다는 점도 미리 알아두고 시작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간 5회에 걸쳐 제 글을 읽어주신 멘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해외 취업 여정도 응원합니다.

사랑을 담아, 시애틀에서,
미국 지역 멘토 박신애 올림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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